일 국회의 보수 회귀/이도운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일 국회의 보수 회귀/이도운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이도운 기자 기자
입력 1996-10-22 00:00
수정 1996-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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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 결과는 한일 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부 당국자의 비공식 논평이다.보수·민족주의 노선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자민당이 선거전 211석에서 239석으로 의석을 늘렸지만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총선 결과의 내용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전반적인 보수화 경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5백명의 의원 가운데 이른바 보수계는 80%에 이른다고 한 당국자는 분석했다.일본의 국회는 항상 보수계가 다수를 점해왔다.그러나 지금까지는 그 비율이 60%정도였고,많아도 75%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보수·민족주의적 경향은 산적한 한일간의 외교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걸림돌이 될 것 같다.자민당은 이미 독도 영유권과 정부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자민당이 총선결과를 충실히 이행하려 한다면 한일관계는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독도의 영유권은 한일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 획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차피 피해가기 어려운 현안이기도 하다.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보수화된 일본 국회가 정파를 떠나 한 목소리를 낸다면,한일 관계는 계속되는 긴장사태를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일양국은 아직도 과거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한정책의 공조를 계속 유지해야 하고,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새로운 숙제도 풀어가야 한다.따라서 양국간의 협력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곧 출범할 일본의 새 내각은 이같은 사실을 일본의 국내정치 차원이 아니라 동북아의 안정,세계속의 일본이라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 인식해야할 것이다.다음달 하순 한일양국 정상이 필리핀에서 있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자리를 같이 할 때 일본측의 이같은 인식이 표출되기를 기대해본다.

1996-10-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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