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과 국악(외언내언)

개천절과 국악(외언내언)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0-03 00:00
수정 1996-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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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우리 민요와 전통가곡을 국악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음악이 은은히 울려퍼지는 가운데 참석인사들이 객석에 자리를 잡으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3부요인이 조선조 궁중행악인 노요곡(일명 길타령)연주속에 단상에 오른다.

이어 개식선언과 함께 국방부 취타대의 팡파르가 울린다.서양악기인 아이다혼이 아닌 태평소 징 꽹과리 나발 나각 북 용고등을 사용한 장엄한 팡파르다.역시 국악반주속에 국기에 대한 경례가 올려지고 국악으로 편곡한 애국가 합창이 울려퍼진다.애국가 선창은 영화「서편제」로 널리 알려진 국악계의 스타 오정해·김명곤씨가 맡는다….

제4328주년 개천절 행사는 이처럼 국악 연주속에 진행된다.공식 국가행사에 국악만이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서양에서 유입된 종교인 가톨릭의 국악미사가 정착해 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국조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한민족 최초의 국가를 세운날을 기념하는 개천절에 이제야 국악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늦은 셈이다.앞으로 개천절 행사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행사에도 국악을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 하다. 애국가는 물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국기에 대한 경례에 사용되는 음악등 의식음악의 국악화는 이미 이루어진 상태.애국가는 지난 60년대 창작국악의 선두주자였던 김기수(1917∼1985)가 편곡했고 다른 의식음악도 국립국악원이 3∼4년전 국악으로 편곡해 「오늘의 국가기념일 음악」이라는 컴팩트 디스크까지 나와 있다.이번 개천절 행사에서 보듯 각종 의식에서 사용됐던 조선조의 궁중음악도 활용할 수 있다.마음만 먹으면 국악만으로 모든 국가행사를 치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랜 서양음악 위주 교육탓으로 국악이 양악보다 더 낯설을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도 국악은 우리에게 「피가 땡기는」 체험을 갖게 한다.<임영숙 논설위원>

1996-10-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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