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 공비 이광수 심경변화/「귀순 북 특수요원」 큰 역할

생포 공비 이광수 심경변화/「귀순 북 특수요원」 큰 역할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6-10-02 00:00
수정 1996-10-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조사위 죽인다” 북 선전 믿고 한때 불안

강릉 해안을 통해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 26명 가운데 생포된 이광수(31·상위·승조원겸 예비안내원)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신빙성있는 진술을 하기까지에는 귀순한 북한 특수요원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광수는 지난달 18일 하오 강릉시 강동면 농가에서 생포된 뒤 침투인원과 목적 등에 관한 진술내용을 계속 번복,군 당국을 혼란에 빠뜨렸으나 귀순한 북한요원들을 2차례 만나 귀순 후의 생활과 남북한의 실상 등에 관해 얘기를 듣고는 우리측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

이는 생포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하오 5시부터 1시간동안 북한 4군단 정찰대대요원으로 활동하다 90년에 귀순한 이덕남씨를 만난데 이어 서울로 신병이 옮겨져 중앙합동신문조의 조사를 받던 24일에는 83년 부산 다대포 무장간첩 이상규씨로부터 귀순뒤의 생활 등에 대해 1시간 남짓 설명을 들었다.

이는 처음 이들 귀순자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했으나 귀순자들이 『북한의 거짓선전에 속아 살아왔다는 사실을 남한의 실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서 깨닫게 됐다』며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자 『정말이냐』고 되물으며 마음의 동요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귀순자를 이와 만나게 한 것은 협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이가 「자수하면 조사후 죽인다」는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불안에 떠는 것을 보고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황성기 기자>
1996-10-02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