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속 되풀이 되는 「공부 컴플렉스」
배수아씨의 두번째 창작집 「바람 인형」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왔다.첫 작품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의 독특한 소설전략은 수록된 일곱편에서 더욱 세련되게 변주되고 있다.
작품속에서는 무엇보다 「공주 컴플렉스」가 강박처럼 되풀이된다.주인공들은 아버지의 공주였던 어린 소녀의 심리상태를 떨치지 못한채 끝없는 보호와 사랑을 갈구한다.<나는 어쩌면 공주였을지도 모른다.…저녁 식탁에서 금빛 쟁반에 달콤한 과일과 꿀을 바른 닭고기를 담아서 가난한 자매들과 함께 먹었다>(「바람 인형」)는 갈망의 이면엔 <서른살이 넘은 나를 네가 걱정해주고 있는 거니.나는 아직도 내가 다 자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난 아기 요람같은 보살핌이 필요해>(「마을의 우체국 남자와 그의 슬픈 개」)라는 미성숙의 유약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처럼 보살핌의 손길에 기대 부유하고 안정되게 살고 싶다는 갈망은 번번이 좌절된다.그 울타리가 되어줄 가족이 붕괴하기 때문이다.병원장 아버지 밑에서 <매달 레이스가 눈부시게 달린 새옷을 사입고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금발머리 인형을 안고 잠을 잤던> 「검은 저녁 하얀 버스」의 사촌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수술받다 죽은뒤 거친 인생에 내맡겨진다.
강한 의지로 운명을 뚫고 나가는 계몽주의적 인물들을 버리고 의지박약의 버려진 젊음들을 노골적으로 내세운 배씨의 작품들은 허기와 좌절로 가득찬 현대문명의 귀퉁이 지역을 보여주는 독특한 소설공간을 형성하고 있다.<손정숙 기자>
배수아씨의 두번째 창작집 「바람 인형」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왔다.첫 작품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의 독특한 소설전략은 수록된 일곱편에서 더욱 세련되게 변주되고 있다.
작품속에서는 무엇보다 「공주 컴플렉스」가 강박처럼 되풀이된다.주인공들은 아버지의 공주였던 어린 소녀의 심리상태를 떨치지 못한채 끝없는 보호와 사랑을 갈구한다.<나는 어쩌면 공주였을지도 모른다.…저녁 식탁에서 금빛 쟁반에 달콤한 과일과 꿀을 바른 닭고기를 담아서 가난한 자매들과 함께 먹었다>(「바람 인형」)는 갈망의 이면엔 <서른살이 넘은 나를 네가 걱정해주고 있는 거니.나는 아직도 내가 다 자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난 아기 요람같은 보살핌이 필요해>(「마을의 우체국 남자와 그의 슬픈 개」)라는 미성숙의 유약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처럼 보살핌의 손길에 기대 부유하고 안정되게 살고 싶다는 갈망은 번번이 좌절된다.그 울타리가 되어줄 가족이 붕괴하기 때문이다.병원장 아버지 밑에서 <매달 레이스가 눈부시게 달린 새옷을 사입고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금발머리 인형을 안고 잠을 잤던> 「검은 저녁 하얀 버스」의 사촌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수술받다 죽은뒤 거친 인생에 내맡겨진다.
강한 의지로 운명을 뚫고 나가는 계몽주의적 인물들을 버리고 의지박약의 버려진 젊음들을 노골적으로 내세운 배씨의 작품들은 허기와 좌절로 가득찬 현대문명의 귀퉁이 지역을 보여주는 독특한 소설공간을 형성하고 있다.<손정숙 기자>
1996-09-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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