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온달이 되지 말자/이목희 정치부 차장(오늘의 눈)

바보 온달이 되지 말자/이목희 정치부 차장(오늘의 눈)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6-09-13 00:00
수정 1996-09-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바보 온달 얘기를 모르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온 동네 놀림거리인 온달이 평강공주라는 배필을 만나 훌륭한 대장군이 된다는 고구려 설화다.

김영삼 대통령의 중남미순방을 수행한 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순방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바보온달이 되지말자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중남미 국가들의 분발을 보고,근로의식을 다잡고 과소비를 자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세계가 한국을 「대장군 온달」나라로 경이로워하고 있는데 다시 바보로 전락,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김대통령의 순방국 공보관계자들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한동안 남미를 「본받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낮춰본 사실에 불만을 피력했다.

80년대말까지 우리 정치인이나 언론들은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 ABC국가(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를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강조하곤 했다.금세기초 세계 5대 혹은 10대 경제강국에 든다고 자부하던 ABC국가들은 50년대이후 30여년동안 군사독재와 국민성의 나태로 나락의 길을 걸었다.

이제는 다르다.이들은 나래를 펴고 「대장군 온달」의 길을 모색중이다.한때 그들이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던 미국도 경제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평강공주」로 여기고 가까워지려하고 있다.

대표적 예가 브라질의 카르도수대통령.그는 교수시절 중남미가 미국의 경제예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종속이론」을 창시,제3세계 대학생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었다.그러나 실제 국가운영에 참여해보니 현실은 달랐다.자본주의 선진국들과 협조하지 않고서는 국가발전을 기하기 힘들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이제는 누구보다 친미적 정치지도자로 평가된다.



카르도수 대통령은 김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하고,배우고 싶다』고 밝혔다.우리 국내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아직 한국은 「대장군 온달」로 국제사회에 비치고 있다.이런 인식이 역전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과 정부가 다시한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다.<브라질리아=이목희 특파원>
1996-09-13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