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외언내언)

구멍가게(외언내언)

정신모 기자 기자
입력 1996-08-30 00:00
수정 1996-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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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이란 제도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지난 94년 4월.그 전까지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구두표나 양복표는 불법이었다.올 상반기까지 합법적으로 발행된 상품권은 총 2조1천2백84억원어치이다.

처음엔 거의 대부분이 백화점 상품권이었지만 제화 도서 농산물에 이어 요즘은 유류와 의류 등으로 발행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꾸러미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데다 받는 쪽이 구미에 맞는 물건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선물용으로 애용된다.올 상반기의 발행액만 6천1백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가 늘었다.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지난 89년,당시로서는 낯설던 편의점이 처음 국내에 선보인 이후 지금은 10개 업체가 전국에 1천7백여개의 깔끔한 현대식 매장을 갖추고 있다.세븐일레븐 LG25 로손 서클K 패밀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한결같이 서구적 이름으로 24시간 문을 열어놓고 소비자들을 맞는다.

93년말 처음 등장한 가격파괴점들도 속속 늘어나는 중이다.회원제 창고형 매장,디스카운트 스토어,수퍼마켓과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결합한 수퍼센터 등 그 성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서로의 장점을 서로 취하는 경우도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공통점은 가격파괴다.최고 30%까지 싸다.

올들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자 외국 업체들까지 한국에 진출하는 등 유통혁명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그 경쟁은 가격파괴와 영업시간 파괴에 이어 상품 차별화로 발전하는 중이다.

상품권의 도입이나 새로운 유통업체의 등장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세상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과거에는 감히 생각도 못하던 각종 기술과 기법이 발달한 덕분이다.



반면 재래시장의 경기는 날로 쪼그라들고,주택가 영세 상인들과 구멍가게들은 소리없이 문을 닫는다.외상이 통하고 비록 소액이지만 급할 때는 돈까지 빌려주던 구멍가게와 단골들 사이에 맺어진 인정도 함께 사라진다. 문명의 발달이 반드시 사람을 행복하게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인간성을 메마르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정신모 논설위원>
1996-08-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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