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5·18」 선고/사건의 실체와 의미

「12·12」­「5·18」 선고/사건의 실체와 의미

박선화 기자 기자
입력 1996-08-27 00:00
수정 1996-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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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권력형 부패 중형 단죄/반란·내란 잘못된 역사 법적 심판/“「자위권」이 발포명령” 살인죄 인정

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역사적 심판이 26일 내려졌다.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김영일 재판장은 판결문을 통해 『12·12는 하극상에 의한 군사반란이며 5·17 및 5·18은 폭동을 통해 집권에 이른 내란이다』라고 규정했다.

이로써 12·12 및 5·18의 역사적 의미가 16년만에 구체적인 사실에 기초,바로잡히는 토대가 마련됐다.김재판장의 말대로 「크게 정지됐던」 역사의 흐름이 비로소 민주화라는 제 길로 들어서게 됐다.

5∼6공 정권의 정통성 결여도 사법부와 역사의 이름으로 명백히 밝혀졌다. 군사쿠데타를 통한 정권찬탈과 권력형 부정부패는 더이상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는 「안전판」이 설치된 셈이다.

재판부가 내린 형량은 죄질과 정상을 참작할 때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형량의 가장 큰 특징은 전·노 피고인에 대한 차등선고.전피고인에게는 반란 및 내란수괴이자2천2백여억원의 뇌물을 챙겼고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2인자이자 2천8백여억원의 뇌물을 받았으나 직선대통령인 노피고인에게는 구형량인 무기징역보다 낮은 징역 22년6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13명의 피고인에게는 구형량인 무기징역∼징역 10년보다 낮은 징역 10∼4년을 각각 선고했다.

특히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황영시·정호용 피고인에게 증거부족을 이유로 내란목적살인죄를 인정하지 않고 나란히 징역 10년을 선고해 주목됐다.박준병 피고인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검찰이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그러나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과 죄목 10가지를 모두 인정한 것에 검찰은 흡족해 한다.

12·12의 쟁점도 명확히 정리됐다.이른바 ▲12·12의 동기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연행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 ▲병력출동 및 저지 등이다.

재판부는 12·12를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가 군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특히 쟁점의 핵심인 정총장의 연행은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의 사전승인을 거치지 않고,사전구속영장이나 사후영장 없이 무력으로 연행한 불법조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총장의 연행재가와 관련,당일 하오7시쯤 최대통령에게 요청한 재가가 거부됐다는 점을 불법의 이유로 적시했다.특히 13일 상오5시10분의 사후재가는 국가권력이 전피고인 등의 행위로 그 권위를 도전받고 위법상태가 발생한 이후에 이뤄진 승낙이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병력출동에 대해서는 같은 해석을 내렸다.신군부가 육본측의 지시에도 불구,당일 하오10시30분에 먼저 병력출동지시를 내리고 국방부·육본·경복궁 등에 병력을 진주시켰다는 것이다.하극상에 의한 명백한 쿠데타임을 적시한 것이다.

80년부터 81년1월24일까지의 5·17 및 5·18사건도 내란및 내란목적 살인 등의 유죄사실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특히 발포명령자를 적극적으로 명시했다.

재판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발포명령이 실질적으로 5월21일 계엄사의 자위권보유 천명으로 이뤄졌다고 지적,실질적인 발포명령자를 전두환·주영복·이희성 피고인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검찰의 주장대로 내란목적 살인죄를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확대선포가 폭동에 해당되며,선포유지행위가 포괄적으로 내란죄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계엄군 배치와 국회의원 등원저지,광주 진압,정치인 체포,공직자 숙정,언론인 해직 및 언론통폐합,대법원 판사의 사직요구 등 일련의 과정을 내란행위로 규정했다.특히 대통령의 승인을 거쳤다 하더라도 국회해산과 국보위설치 등은 국헌문란에 해당된다고 판시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박선화 기자>
1996-08-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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