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독수리 작전」 100분/특공대 투입에 “백기”

새벽 「독수리 작전」 100분/특공대 투입에 “백기”

입력 1996-08-21 00:00
수정 199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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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만에 막내린 한총련 연대점거농성/헬기 출동 신호… 경찰 2천명 진입/학생들 한때 바리케이드 불지르며 저항/과학관 1천명은 도주

「한총련」학생들의 연세대 점거·시위 사태는 20일 경찰의 종합관 농성 학생 진압작전과 과학관 농성 학생들의 집단탈출로 막을 내렸다.지난 12일 시위가 시작된 지 9일만이다.

「독수리 작전」으로 명명된 경찰의 종합관 진압작전은 미명과 함께 시작,1시간40여분만에 끝났다.

경찰은 위험물질이 많은 과학관에 대한 진압은 일단 미루고 먼저 종합관 진압 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상오 5시10분쯤 종합관과 문과대 건물 앞에 20개 중대 2천4백명의 병력과 매트리스 차 8대,소방차 3대를 배치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진입을 눈치채고 경보를 울리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상오 5시45분쯤 경찰헬기 4대가 나타나 건물 옥상에 최루액을 뿌리는 것을 신호로 경찰특공대 등 경찰병력 2천여명이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건물로 진입했다.

학생들은 건물 옥상에서 10여분동안 돌과 의자를 던지며 경찰의 진입을 막다가 종합관 입구에 쌓아둔 바리케이드에 불을 질렀다.

경찰헬기 3대가 다시 최루액을 옥상에 뿌리고 일부 사복 경찰이 건물 3층까지 올라가자 상오 6시20분쯤 건물 옥상의 학생들은 백기 2개를 내걸었다.

상오 7시20분쯤 옥상 입구가 뚫리고 헬기에서 경찰특공대가 옥상으로 내리면서 상황은 끝났다.

옥상에는 5백여명의 학생들이 이미 대열을 갖추고 연행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며칠동안 거의 먹지 못해 한결같이 초췌한 모습이었다.

과학관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 2천여명은 경찰의 종합관 진압 작전이 끝날 무렵인 상오 10시쯤 경찰의 허를 찌르며 학교밖으로 집단 탈출했다.

설마하던 경찰은 부랴부랴 학생들이 달려간 북문쪽의 경계를 강화했으나 학생들은 학교와 연결된 연희3동 한 주택의 입구를 통해 연희로 방면으로 빠져나갔다.<박상렬·강충식·이지운·박준석 기자>
1996-08-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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