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씨 세 여성의 수필분석 잡지에 게재/대다수 평범한 여성엔 자괴감 심어줄 우려
여성도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커리어우먼의 성공 에세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렇다」는 대답이 우세해진 것 같다.하지만 이같은 여성성공담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내리는 이면에 대졸여성들의 취업난은 여전하다.
한국여성연구회의 반년간지 「여성과 사회」(창작과비평사 간)7호에 실린 이정희씨(한국여성연구회 회원·경희대 국문과 박사과정)의 시평 「여성 성공담의 유행과 페미니즘의 현주소」는 여성성공담의 이같은 허실을 집중분석했다.표적이 된 책은 조안리의 「사랑과 성공은 기다리지 않는다」,전여옥의 「여성이여,테러리스트가 되라」,박효신의 「자,이제 (여성시대) 엔터 키를 치자」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성공담 유행은 「일」을 갖겠다는 여성의 자기실현욕은 날로 높아지는데 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사회적 제약은 여전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이씨는 이 책들이 「사랑과 결혼은 선택이지만 일은 필수」라며하나같이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여성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을 인정한다.특히 독신 커리어우먼인 박효신씨는 책에서 여성의 일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 뒤 직장생활의 노하우 소개에만 집중했을 정도다.
이에 반해 「직장여성은 드세야 한다」는 통념대신 부드러움과 여성성을 활용하자는 조안리와 남성중심 조직에서 여성이 실력으로 권력을 획득,성차별구조에 「테러」를 가하자는 전씨는 직업여성의 불리한 조건을 타개할 나름의 논리를 제안하고 있다.하지만 이씨는 조안리의 여성성이 기존의 여성비하적 통념을 여성스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모호한 개념이며,전씨의 실력배양론은 사회구조를 그대로 둔채 개인이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투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양쪽 다를 비판한다.
이들의 사랑과 결혼관도 문제가 없지 않다.서로간의 사랑과 이해를 강조하는 조안리의 경우 매맞는 아내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결혼은 선택일 뿐이라는 전씨의 관점 역시 여성이 평생직을 가질 기회와 조건이 안되는 이상 관념적 당위에 불과하다는것.직업여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된 사회에서 예외적 여성의 특수한 경우를 크게 포장한 여성성공담은 단기적 대리만족감을 줄지 모르나 대다수의 평범한 여성에게 「나는 이들처럼 될 수 없다」는 자괴감만 심어줄 공산이 더 크다는 것이다.<손정숙 기자>
여성도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커리어우먼의 성공 에세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렇다」는 대답이 우세해진 것 같다.하지만 이같은 여성성공담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내리는 이면에 대졸여성들의 취업난은 여전하다.
한국여성연구회의 반년간지 「여성과 사회」(창작과비평사 간)7호에 실린 이정희씨(한국여성연구회 회원·경희대 국문과 박사과정)의 시평 「여성 성공담의 유행과 페미니즘의 현주소」는 여성성공담의 이같은 허실을 집중분석했다.표적이 된 책은 조안리의 「사랑과 성공은 기다리지 않는다」,전여옥의 「여성이여,테러리스트가 되라」,박효신의 「자,이제 (여성시대) 엔터 키를 치자」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성공담 유행은 「일」을 갖겠다는 여성의 자기실현욕은 날로 높아지는데 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사회적 제약은 여전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이씨는 이 책들이 「사랑과 결혼은 선택이지만 일은 필수」라며하나같이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여성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을 인정한다.특히 독신 커리어우먼인 박효신씨는 책에서 여성의 일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 뒤 직장생활의 노하우 소개에만 집중했을 정도다.
이에 반해 「직장여성은 드세야 한다」는 통념대신 부드러움과 여성성을 활용하자는 조안리와 남성중심 조직에서 여성이 실력으로 권력을 획득,성차별구조에 「테러」를 가하자는 전씨는 직업여성의 불리한 조건을 타개할 나름의 논리를 제안하고 있다.하지만 이씨는 조안리의 여성성이 기존의 여성비하적 통념을 여성스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모호한 개념이며,전씨의 실력배양론은 사회구조를 그대로 둔채 개인이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투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양쪽 다를 비판한다.
이들의 사랑과 결혼관도 문제가 없지 않다.서로간의 사랑과 이해를 강조하는 조안리의 경우 매맞는 아내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결혼은 선택일 뿐이라는 전씨의 관점 역시 여성이 평생직을 가질 기회와 조건이 안되는 이상 관념적 당위에 불과하다는것.직업여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된 사회에서 예외적 여성의 특수한 경우를 크게 포장한 여성성공담은 단기적 대리만족감을 줄지 모르나 대다수의 평범한 여성에게 「나는 이들처럼 될 수 없다」는 자괴감만 심어줄 공산이 더 크다는 것이다.<손정숙 기자>
1996-08-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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