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너(외언내언)

스포츠 매너(외언내언)

황석현 기자 기자
입력 1996-07-27 00:00
수정 1996-07-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과 세계평화의 정진에 있다.때문에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은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데 있는것이 아니라 참가하는데 있다』고 설파했다.어떤 경기든 그리고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선수의 자세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그러나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품위없는 행동을 보일때 선수자신에 대한 비난은 말할것도 없고 선수단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한 몇몇 종목의 한국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보여준 민망스런 행동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지난 23일 미국과 일전을 벌인 한국야구팀 김충남감독은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선수들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였는가 하면 경기가 끝난뒤 미국 감독의 악수마저 거부해 빈축을 샀다.이 사실을 소상하게 보도한 미국의 종합일간지 USA투데이는 「만일 야구에서 매너있는 감독을 뽑는 제도가 있다면 한국의 감독은 그 대상에서 제외돼야 할것」이라고 꼬집었다.24일 남자유도 78㎏급 결승전에서 일본선수에져 은메달에 머문 조인철도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비난받았다.그는 경기도중 주심의 지시를 무시한 공격시도로 몇차례 제지를 받았을뿐 아니라 경기후 관중들에게 인사조차 하지않아 야유를 받기도 했다.유도경기를 취재하던 한 일본기자는 『한국선수들의 경기력은 탁월하지만 매너는 이에 못미치는 것같다』고 지적했다.경기에도 지고 매너에도 진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은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예의없는 행동,지나친 항의,규정무시 등으로 「매너없는 한국선수단」이란 비난이 일자 선수단 본부에서는 뒤늦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왜 사전에 막지못하고 뒷북만 치고있는지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한국선수단의 오점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인의 잘못 때문이기도 하지만 금메달에만 집착하는 한국 스포츠계의 풍토에도 기인한다고 본다.이제 우리도 금메달에 흥분하기보다 올림픽이념을 되살리는 성숙한 자세를 보일때가 됐음을 자각해야 한다.〈황석현 논설위원〉

1996-07-27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