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수사」란 말이 있다.쌍방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린 현안과 관련,예스와 노를 분명히 하지 않고 애매한 어투로 말꼬리를 사릴 때 흔히 쓰는 말이다.따라서 이 「외교적 수사」란 말은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모호성을 갖는다.
지난 10일 북한과 중국은 「중·북우호조약」체결 35주를 맞아 친선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기념행사를 가졌다.때마침 중국을 방문중이던 필자는 정무원 산하의 중국외교정책을 다루는 연구소 연구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필자는 이 자리에서 한·중수교가 이뤄진 마당에 「중·북우호조약」의 내용도 수정돼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들의 의중을 떠보았다.이에 대해 중국측 인사들은 『이제 그 조약이 한·중관계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시큰둥해했다.김정일체제의 안정과 미·북,일·북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좋게 말해 「외교적 수사」지 꼬집고 들면 한마디로 「애매」와 「모호」에 다름 아니었다.
이같은 중국관변측 인사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4자회담」에 이르르면 더욱 두드러진다.그들은 4자회담과 관련,「합리적」이란 평가를 내리면서도 지지여부는 분명하게 밝히질 않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건설적(또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직접 당사자(남북한)간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의견일치가 있어야 할 것이며….중국은 북한에 대해 수락종용을 하진 않겠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4자회담 지지여부에 대한 태도는 분명히 하지 않은채 자진해 수행하겠다는 적극적 역할은 무엇이며 북한의 수락을 종용하지 않겠다는 말은 또 뭐란 말인가.중국이 진정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다면,그리고 이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의사가 있다면 지금 그들이 해야할 일은 북한을 달래 4자회담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중국측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판문점군사정전위 중국측대표철수결정(94년 10월)때도 예외없이 드러났었다.북한측 제의에 따라 대표를 뽑아 가고도 중국은 『현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은 정전협정이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었다.물론 중국이 정전체제나 4자회담과 관련해 어떤 식의 입장을 밝히든 그것은 그들 주권에 속한 일일 터이다.그러나 그 태도와 피력하는 주장은 상호부합돼야 하고 주장 내용 또한 논리적 타당성을 지녀야 설득력을 갖는다.
인구와 부존자원,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기엔 중국은 너무 큰 나라다.분명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올라 있다.특히 한반도평화와 안정과 관련,국제사회는 중국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이럴진대 중국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국이익우선에 집착해선 안될 것이다.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에겐 그에 상응한 책무가 따르는 법.그 책무가 바로 페어 플레이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지난 10일 북한과 중국은 「중·북우호조약」체결 35주를 맞아 친선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기념행사를 가졌다.때마침 중국을 방문중이던 필자는 정무원 산하의 중국외교정책을 다루는 연구소 연구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필자는 이 자리에서 한·중수교가 이뤄진 마당에 「중·북우호조약」의 내용도 수정돼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들의 의중을 떠보았다.이에 대해 중국측 인사들은 『이제 그 조약이 한·중관계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시큰둥해했다.김정일체제의 안정과 미·북,일·북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좋게 말해 「외교적 수사」지 꼬집고 들면 한마디로 「애매」와 「모호」에 다름 아니었다.
이같은 중국관변측 인사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4자회담」에 이르르면 더욱 두드러진다.그들은 4자회담과 관련,「합리적」이란 평가를 내리면서도 지지여부는 분명하게 밝히질 않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건설적(또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직접 당사자(남북한)간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의견일치가 있어야 할 것이며….중국은 북한에 대해 수락종용을 하진 않겠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4자회담 지지여부에 대한 태도는 분명히 하지 않은채 자진해 수행하겠다는 적극적 역할은 무엇이며 북한의 수락을 종용하지 않겠다는 말은 또 뭐란 말인가.중국이 진정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다면,그리고 이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의사가 있다면 지금 그들이 해야할 일은 북한을 달래 4자회담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중국측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판문점군사정전위 중국측대표철수결정(94년 10월)때도 예외없이 드러났었다.북한측 제의에 따라 대표를 뽑아 가고도 중국은 『현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은 정전협정이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었다.물론 중국이 정전체제나 4자회담과 관련해 어떤 식의 입장을 밝히든 그것은 그들 주권에 속한 일일 터이다.그러나 그 태도와 피력하는 주장은 상호부합돼야 하고 주장 내용 또한 논리적 타당성을 지녀야 설득력을 갖는다.
인구와 부존자원,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기엔 중국은 너무 큰 나라다.분명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올라 있다.특히 한반도평화와 안정과 관련,국제사회는 중국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이럴진대 중국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국이익우선에 집착해선 안될 것이다.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에겐 그에 상응한 책무가 따르는 법.그 책무가 바로 페어 플레이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1996-07-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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