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귀신”에 승부건 기획력 돋보여(TV주평)

“우리 귀신”에 승부건 기획력 돋보여(TV주평)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6-07-13 00:00
수정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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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부활한 K­2TV 「전설의 고향」을 보고

구수한 우리 옛이야기를 기다려온 시청자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7년만에 안방을 찾은 KBS-2TV 「전설의 고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방송첫주(6월26,27일) 시청률이 39.4%,둘째주(7월2,3일)가 32.3%로 각각 전체시청률 2,4위를 차지했다.

부활한 「전설의 고향」은 무엇보다 「기획」에서 승리한 드라마다.최근 과거를 회귀하는 복고적 TV프로그램들이 성공하고 있는 추세에다가 지난 몇년간 SF를 다룬 「거미」 등 납량드라마들이 빈약한 영상기술에 외국영화의 모방으로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한 상황을 정확하게 꿰뚫어 본 것이다.어차피 미국 할리우드의 최첨단 영상기법을 못따라갈 것이라면 어설픈 흉내를 내지말고 산발한 우리 귀신을 보여 달라는게 시청자들의 요구였던 셈이다.

어린 시절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던 경험을 다시 느끼고 싶은 10∼20대들과 말장난으로 이루어진 드라마에서 갈증을 느꼈던 40∼50대들이 세대의 벽을 허물고 함께 TV앞에 앉도록 한 힘이 「전설의 고향」에 있었다.오랫동안 TV에서 사라졌던 장삼이사들의 소박한 삶들이 지금 시대에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물론 흑백시대와 달리 세련된 조명과 음악,인물의 참신함에 왕년의 단골 연기자들과 「전설의 고향」 로고 등을 적절히 결합한 제작진의 노력이 이에 큰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기획에서 앞선 「전설의 고향」이 좀 더 96년의 시청자들을 배려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지난 12년간(77∼89년) 방송된 대본을 다시 내보내다보니 줄거리가 너무 뻔하다는 것이다.더이상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더라도 다음에 나올 대사까지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가 많다는 점을 제작진이 알아야 한다.



또하나 지난 10,11일 방송내용인 「사후절부 야물」과 「덕대골」이 뒤바뀌었는데도 KBS가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것은 「전설의 고향」을 아끼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일이다.〈서정아 기자〉
1996-07-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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