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정치관여 않는 내조형/러시아 대선후보 부인 성향

대부분 정치관여 않는 내조형/러시아 대선후보 부인 성향

류민 기자 기자
입력 1996-06-17 00:00
수정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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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부인­조금씩 변신… 언론인터뷰땐 남편 자랑/주가노프 부인­엔지니어 근무… 선거캠페인도 안나서/고르비 부인­선거비 마련위해 고급드레스도 팔아

러시아의 예비 퍼스트레이디는 어떤 사람들일까.전통적으로 러시아지도자들의 아내는 가정적이다.또 정치인 남편과 자식을 돌보는데 일생을 헌신하는 현모양처형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같은 전통탓인지 대선후보 10명의 부인들 대부분은 이번 선거운동기간중에도 정치에의 간여나 대중앞에 나서는 일에는 될수록 삼간채 내조에만 열성을 보여온 글자 그대로의 내조자들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옐친의 부인인 나이나여사다.대통령실관계자들은 옐친대통령의 재임기간동안 한번도 정치에 관해 옐친대통령에게 「충고」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재임 5년이 지나면서 그녀도 조금씩 변신하고 있다.모임에서 양장을 말쑥하게 빼입고 공산주의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언론인터뷰에서는 남편자랑을 곧잘 늘어놓을 정도로 말수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옐친후보의 최대경쟁자인 주가노프의 부인은 나이나여사보다 더 보수적이며 남편이 무슨 일을 하든 일체 간섭하지 않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한 대변인은 『심지어 남편의 선거캠페인에도 나서려 들지 않을 정도』라고 말한다.이는 「선거용」이 아니라 부인 나제즈다여사 자신의 바람이며 주가노프일가 가족회의에서도 「가족이 일체 정치에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고 대변인은 귀띔한다.그녀는 화학공장의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전통적 러시아 퍼스트레이디상을 인정하면서도 서구적 퍼스트레이디 감각을 갖췄다는 사람이 고르비의 부인 라이사여사다.그러나 남편을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입던 고급 드레스까지 내놓는 조용한 내조자로 변신하고 있다.고르비의 선거비용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태세다.선거캠페인에는 여느 후보부인처럼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정치문제간여도 「NO」.레베드후보의 부인 이나여사도 남편의 지방캠페인에 가끔 동행하는 정도이며 말 수도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 지도자부인상이 붕괴되는 조짐도 있다.자민당당수 지리노프스키후보부인,백만장자 사업가인 블라디미르 브린찰로프후보(50)부인이 그 주인공.갈리나 지리노프스키부인,나탈리아 브린찰로프후보부인등은 남편에게 대중적 지지를 안겨주기 위해 늘 조언을 하는 이들이다.하지만 이들도 정치문제만큼은 남편에 전적으로 맡긴다.화학자인 그녀는 캠페인기간동안에도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내는 「조용한」 아내다.나탈리아 여사는 남편을 따라 자주 대중앞에 모습을 나타내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남편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연구에 바친다.물론 「정치간여는 금물」이라고 본인도 생각한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1996-06-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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