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재해보험(외언내언)

농업 재해보험(외언내언)

최택만 기자 기자
입력 1996-06-10 00:00
수정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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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월 영국 등 8개국 재보험회사로부터 94년 냉해에 따른 쌀농사 감산을 이유로 1억3천만달러(약 1천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한 식량지원과 우리의 인도적 입장에서의 쌀지원문제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서방의 재보험회사에 농업재해보험을 들었다는 사실 자체만도 관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데 그 수령액이 자그마치 1억달러를 넘고 있어 놀랍다.북한이 서방보험회사로부터 이미 받은 돈만으로 쌀 40만t 내지 50만t을 구입할 수 있고 옥수수는 60만t 이상을 살 수 있다.

북한은 냉해가 든 94년 4백12만5천t의 쌀을 생산했다.따라서 북한이 이번 보험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곡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약 10% 내지 15%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북한은 또 95년 수해에 따른 농업재해보험금을 받기 위해 2차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북한이 과연 얼마만큼의 보험금을 다시 타게 될지 모르나 94년 냉해에 해당하는 금액의 보험금을 탄다면 북한의 식량사정은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만약 북한이 60만t 이상의 옥수수를 살수 있는 보험금을 타낸다면 식량난이라는 말이 사라질 수도 있다.북한은 이 돈으로 2개월분의 식량을 구입,비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엔이 최근 북한에 쌀 30만t에 해당하는 4천3백60만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결정함에 따라 북한식량사정은 크게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므로 유엔 등 국제기구는 북한이 서방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타서 어디에 썼는지 용처를 정확히 조사하고 식량난 실태도 재검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당국이 외부세계에 알려진 대로 식량난이 심각한데도 보험금을 타서 군사용 등으로 사용했다면 유엔 등의 북한 지원은 핵무기를 가진 「호랑이」에게 「고기먹이」를 주고 있는 셈이 될 것이다.북한 스스로가 보험금을 주민들의 굶주림 해결을 위해 쓰기를 간곡히 당부한다.〈최택만 논설위원〉
1996-06-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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