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고액배상 관행에 제동

미 대법/고액배상 관행에 제동

김주영 기자 기자
입력 1996-05-31 00:00
수정 1996-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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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 잘못팔아 270만불 물어주고/덧칠 감추고 차 판 회사에 200만불 배상 등/“과도한 손해배상액 헌법위배” 판결

잘못된」커피 한잔에 2백여만 달러의 배상금을 물린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터무니 없는」제조물 책임배상이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미국 대법원은 햄버거로 유명한 맥도널드가 지난 94년 너무 뜨거운 커피를 아무런 경고없이 팔아 한 소비자의 다리를 데게 한 책임으로 2백7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의 결정에 불복 상고하자 배상액을 아주 상식적인 1만달러 미만으로 낮추었다.

대법원은 또 최근 한쪽 부분이 덧칠해진 것을 모른 채 BMW자동차를 샀던 한 미국인 의사가 민사소송 끝에 2백만달러 책임배상 수령의 배심원 평결을 받았으나 이같이 과도한 손해배상액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정을 내렸다.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는 미국인의 소송벽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나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한 민사 배상청구는 특히 상상을 초월하는 배상액으로 심심찮게 해외토픽에 등장해 왔다.외국에선 웃고 지나갈 일이지만미국내에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의회입법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였다.미국의 민사소송은 배상청구의 가부는 물론 구체적 배상액을 보통사람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결정하는데 말많은 소비자관련 손해배상소송은 3가지나 된다.

일부 한국인도 당사자인 실리콘 유방삽입물 소송처럼 수십만의 소비자가 단체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클래스)소송,의료수가를 높이는 큰 원인인 의료과오 소송,그리고 이 잘못된 커피나 BMW를 문제삼는 제조물책임 소송이다.

그러나 미국의 민사소송 배심원들은 당초 어떤 법적 근거로,커피를 너무 뜨겁게 끓여서,살짝 덧칠한 새 차를 팔았대서 기업에 수천달러가 아닌 수백만달러의 배상을 결정했던 것인가.미국의 제조물책임 배상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실제 손해배상 외에 「처벌적 손해배상」조항이 있어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이런 배상액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 처벌적 배상은 민사상 가해자의 악의가 특히 강할 경우에 인정되는 배상인데 보통사람들이 형사적 형벌 대신 내리는 금전적 「형벌」인 셈이다.BMW의 경우실제피해액은 4천달러로 추산됐다.그러나 원고가 원 소송을 제기한 앨라배마주의 배심원들은 이 회사가 덧칠한 사실을 새 차를 구입할 당시 원고에게 자진해 밝히지 않는 점을 처벌적 「악의」로 판단,실제손해액의 꼭 1천배인 4백만달러를 배상해야 된다고 결정했다.주 상고심에서 절반으로 깎이긴 했지만 90년 원고에게 4만달러의 차를 판 BMW는 4천달러를 아끼려다 그 5백배인 2백만달러의 벌금을 물 궁지로 몰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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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민사 배심원들은 처벌적 제조물책임 배상액을 좀더 상식적인 선에서 결정할 것이 확실한데 한달전 클린턴 대통령은 「처벌적 배상액의 상한을 25만달러로 못박자」는 상·하원 통과법안을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비토한 바 있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1996-05-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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