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미지 기고(해외논단)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미지 기고(해외논단)

베이커 기자 기자
입력 1996-05-23 00:00
수정 1996-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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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정부 아주정책 일관성 없다”/중 최혜국대우·북핵합의 등 국내상황따라 변화/아시아안보위험성 감안한 종합적 정책 추진을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워싱턴타임스지 기고를 통해 미국 현정부의 대아시아 외교정책이 일관성이 결여된 「짜깁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이 기고문을 요약,소개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한국·일본 순방을 통해 아시아인들에게 다음 세기에 걸쳐서까지 미국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아시아에 「실재」할 것임을 확신시켜주었으며 이에 따라 방문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미국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를 둘러보고 돌아온 나로선 이 판단이 어쩐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미국 현 행정부의 몇몇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들은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관여와 헌신 약속을 긴가민가하고 있는데,이런 태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중국·일본·한국,그리고 동남아국가연합·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경제적 「호랑이」가 미국이 아시아정책에서 주요하게 다뤄야할 4대 분야다.보브 돌 상원의원이 최근 잘 지적했듯이 클린턴 행정부는 끊임없이 현안을 제기하고 있는 이 방면의 외교정책에서 일관성과 엄격한 원칙을 결했으며 따라서 미국의 결의,신뢰성,적극적 관여에 대한 쓸데없는 우려를 아시아인들에게 증폭시켰다.

아시아 지도자들과의 면담은 이같은 실상을 한층 명확하게 했다.하나같이 미국의 「정책」을 문제가 되는 당장의 사안에만 관심을 쏟고 그것도 미국내 정치현황에 좌지우지되는,임시변통인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전략적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만큼 미국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 말하면 무역상의 최혜국대우에 대한 말바꾸기와 대만 이등휘 총통 방문비자발급에서의 절차상 실책은 미국 현정부를 결단력이라곤 없는 것으로 비추기에 충분했다.그런 결과로 양국이 합의한 지적재산권 협정을 중국정부가 태연히 무시하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일본과의 심각한 무역마찰은 태평양 안정정책의 초석인 미·일관계를 계속 흔들어대고 있다.더구나 지난 94년 북한과의 기본합의는 숙고가 부족했던 잘못된 결정으로 당시 벌써 휘청거리던 북한을 괜히 북돋워준 데 지나지 않았다.북한의 핵무기에 관한 국제적 지위와 현황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인데 이로써 아시아는 오히려 불안정만 증대되었다.동남아국가연합과 아·태 경제협력체의 국가들이 미국의 결의를 의심하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선거때 국내정치에 역점을 두겠다고 공약한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골치아프게도 외교 현안이 끊임없이 대두됐다.세계는 전과 다름없이 위험이 가득찼는데 특히 아시아가 그렇다.최근 이 지역의 경제적 성취 덕분에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태도가 변하긴 했지만 아직도 금세기 내내 아시아의 무력분쟁에 미국이 빨려들어갔다는 사실을 위험하게도 망각하고 있다.금세기 미국인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아시아 전쟁터에서 제일 많이 희생되었다.거기에 오늘날 세계 모든 지역에선 국방비가 감축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만은 상승일로를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클린턴대통령은 아시아를 방문하기로 했었다.순방 자체만으로 이 지역 안보문제에 대한 뒤늦은 각성을 짐작할 수 있지만 과연 이 깨달음이 진정한 것이고 오래 지속될 것인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미국정부가 이처럼 문제가 불거진 다음에야 나서는 즉응적 자세로 「짜깁기」 정책에 급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국가연합과 아·태경제협력체의 「스타」국가들을 비롯한 동아시아 제국은 미국이 태평양지역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리라는 확신을 얻기 위해 미국정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한다.그러므로 안보와 경제적 번영의 연관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통합되고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정리=워싱턴 김재영 특파원〉
1996-05-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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