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희씨 작품집「사십세」출간/중년여인 눈에 비친 전망없는 삶담아

이남희씨 작품집「사십세」출간/중년여인 눈에 비친 전망없는 삶담아

입력 1996-05-09 00:00
수정 1996-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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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여성동아 장편공모로 등단한 이남희씨(38)가 세번째 작품집 「사십세」를 창작과 비평사에서 냈다.작품을 통해 환경·노동·교육 문제등을 폭넓게 제기해온 작가가 이번 책엔 「중년여성」의 꺽꺽대는 소리를 고스란히 담았다.

「중년여성」은 이 책에서 단순히 등장인물에 그치지 않는다.책의 문체와 스타일까지 「중년여인」의 그늘에 푹 젖어있다.가정이라는 허울아래 묻어둬야 한다고 치부돼온 「푹퍼진 아줌마」들의 마모된 속내가 섬뜩하게 드러난다.마흔을 목전에 둔 중년여성작가가 아니면 누구도 그릴수 없었을 사실적 세밀화다.

책속의 중년여성은 위험하다.교수남편은 공부벌레인데다 아이들은 유학떠난뒤 남편의 제자와 마지막 열정을 꿈꾸던 그녀는 욕망에 눈먼 딸같은 10대에게 납치된다.(「슈퍼마켓에서 길을 잃다」)비인간적 경쟁사회에 몸서리치던 남편은 그녀를 남겨둔채 훌쩍 인도로 도피하고(「찬성과 반대 사이」)외아들밖에 모르던 노모와 그 부담감에 자살하는 남동생 틈에 선 그녀는 남편과 살닿는것 조차 귀찮다.(「어머니가 되는 절차」)

중년여인의 눈에 비친 삶은 이처럼 전망없지만 이를 솔직히 까발려 보이는 것만으로도 책속의 여덟 단편은 나름의 전망모색으로 읽힌다.〈손정숙 기자〉

1996-05-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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