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선정 「8도 맏며느리」 경북 정순덕씨

신한국당 선정 「8도 맏며느리」 경북 정순덕씨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1996-05-08 00:00
수정 199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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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속 8남매 집안 일궈온 “억척”

경북 안동 풍산읍 죽전리에 사는 8남매 집안의 맏며느리 정순덕씨(42)가 낯선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한복차림에 고무신이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시할아버지와 시아버지도 같이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씨는 연신 흙때가 묻은 손마디를 만지작거렸다.

3년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달리하신 시할아버지,올들어 밭은 기침소리가 부쩍 잦아진 시아버지(80),8년전 경운기사고로 목뼈를 다친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남편(50).

그래도 굴레 같은 삶의 테두리를 억세게 헤쳐왔다고들 주위에서는 말한다.지금껏 싫은 소리 한번 내뱉은 적도 없는 억척며느리로 소문날 정도다.

오히려 대소사가 잦은 시골 집안에서도 옆길로 새지 않고 꿋꿋하게 자란 3남매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부산에서 일자리를 얻은 큰딸(21)이 첫 월급으로 선물한 내의는 이태가 넘도록 옷장 깊숙이 간직해뒀다.『행여 닳을까봐서』란다.

지난 3월 건국대 경제학과에 거뜬히 입학한 둘째아들과 고교 2년생인 막내아들이 얼마전 『어버이날에 시아버지 모시고 온천이나 다녀오라』며 코묻은 돈을 내밀 때도 싫진 않았다.

얼마전부터 후유증이 조금씩 호전돼 함께 상경한 남편 박대우씨는 『모두 아내 잘 만난 덕』이라며 「팔불출」이 되길 마다하지 않는 눈치다.

정씨의 사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신한국당의 팔도맏며느리 가운데 경북지역 효부로 뽑힌 것이다.시·도지부의 추천을 받은 5백30여명 가운데 실사작업을 거쳐 선정된 8명의 맏며느리는 7일 전국위원회에서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상패를 수여받았다.<박찬구 기자>
1996-05-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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