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시걸<영 국제전략연 선임연구원> 주장(해외논단)

제럴드 시걸<영 국제전략연 선임연구원> 주장(해외논단)

입력 1996-04-11 00:00
수정 199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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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위협카드」 더이상 용납해선 안돼”/북,핵협상 방법 원용 한국배제한 대미실익 노려/또다른 위기촉발 막게 국제사회 강력경고 필요

국제사회는 북한의 사악한 「위협 카드」가 더이상 국가이익이 될수 없음을 평양지도자들이 깨닫도록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한다고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제럴드 시걸 선임연구원이 주장했다.시걸 연구원이 4월9일자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칼럼을 요약한다.

북한이 정전협정의 일방적인 파기선언을 통해 국제사회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는 북한은 특히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테스트하고 있다.

평양지도자들은 지난 1994년 북한의 핵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됐을때도 이번과 똑같은 「위협 카드」를 사용했다.북한이 핵문제를 빌미로 강하게 나올수록 미국은 양보를 하며 약한 입장을 보였다.북한은 지역위기와 분쟁을 꺼리는 미국으로부터 경제·정치적 양보를 얻어냈다.그러나 대만해협 위기때 중국에 대해 강경자세를 보였던 미국이 이번에도 북한의 위협에 굴복할 것인가?

북한 관리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잘 알고 있다.그러나 그들은 중국이나 베트남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을 거부하고 있다.

○경제난에 북 체제 위기

평양지도자들은 중국과 베트남의 시장경제 도입과 외국인 투자 허용이 집권 공산당의 권력을 어떻게 약화시켜 왔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북한은 그러한 개혁에 따른 위험에 도전할 준비가 아직 안돼있다.

그러나 경제개혁의 거부는 결국 대규모 굶주림 현상을 가져왔고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공포의 조짐이 있는 체제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평양이 지금 생각할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지난 94년에 했던 것처럼 한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의 경제적 지원을 미국,일본 그리고 다른 선진국으로부터 받아내는 일이다.북한이 94년에 했던 것처럼 평양당국이 분쟁이나 붕괴의 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외국원조를 촉발시키기 위한 의도다.그러나 그러한 전략이 과연 오늘날에도 먹혀들 것인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한국방문을 앞두고 북한이 갑자기 도발적 행위를 하는 속셈은 분명하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설립으로 북한의 핵이슈가 어느정도 해결되어 그동안 사용해오던 「핵카드」가 효력을 잃음에 따라 북한은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핵카드」 효력 잃어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한 미국,일본 그리고 한국의 현명한 대응은 아래의 4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첫째,대만해협 위기에서 워싱턴이 깨달은 바와 같이 「분쟁은 군사력을 통해 해결되어서는 않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미국 등 동맹국들은 때로는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결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미국은 한국에서의 군사력 증강 등을 통해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군사적 공격을 하겠다는 위협이 먹혀들지 않을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

둘째,미국은 북한의 위협적인 행위로는 더 이상 경제지원을 받아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평양지도자들에게 전달해야한다.

셋째,미국의 동맹국들은 공개적으로 강력한 연대를 과시해야 한다.1994년위기때는 한국과 일본이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불협화음을 냈었다.그러나 대만위기때 일본은 미국정책에 보다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그러한 지원은 94년 일본의 행위가 잘못됐었음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미·일 유대 확고히

넷째,평양의 위협적인 행위에 반대하는 국가들은 장기적 전략 차원의 꾸준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이번 사태가 지나면 다음에는 더욱 사악한 북한의 위협이 뒤따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은 매우 빠르고 위험한 방법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미국,일본,한국에 의해 주도되는 국제사회는 그러한 결과를 극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정리=이창순 기자〉
1996-04-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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