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회 가서 후보 검증하자(사설)

연설회 가서 후보 검증하자(사설)

입력 1996-04-03 00:00
수정 199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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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유세전이 불을 뿜고 있으나 청중이 적어 흥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연설회장 주변이 주말엔 그런대로 청중들로 붐볐으나 평일이 되자 썰렁한 인상이다.

자신을 수행한 선거요원보다 숫자가 적은 청중을 상대로 연설하자니 후보자들이 신명이 날 리가 없다.그래서 도처에서 개인연설회 취소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일당을 주고 청중을 동원하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발적으로 연설회장을 찾는 유권자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세상살이가 더욱 바빠지고 맞벌이 부부까지 늘어 그렇다지만 행여 정치불신,선거무관심의 반영일까 두렵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하며 그 축제의 꽃은 연설회로 비유된다.연설회장에선 후보자들이 사자후를 토하고 청중이 북적돼야 맛이 나고 열기도 달아 오르는 법이다.유권자들에게 연설회는 후보의 자질과 정견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기회다.부동층의 경우 마음을 정하는데 한번은 꼭 들러야 될 곳이다.특히 후보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합동연설회는 후보자를 상호 비교하여 선택의 기초로 삼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20∼30대 유권자의 69%가 부동층이며 31%는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누가 출마했는지도 전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어느 연령층보다도 젊은 세대들이 연설회장을 찾는데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다.

유권자들이 연설회장을 찾아가 과거와 달라진게 무엇인지를 비교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문민정부가 그렇게 외쳐온 정치개혁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아니면 지역감정조장·흑색선전등의 근태가 여전한지,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판별해 보는건 올바른 선택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일당받는 청중이 돼선 안된다.금권타락선거를 부채질하는게 바로 일당이다.이제 꽃샘추위도 물러간다니 연설회장을 찾기엔 안성맞춤인 날씨다.모처럼 들른 연설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봄바람쐬며 산책한 셈 치자.
1996-04-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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