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선제 폐지」 지지한다(사설)

「총장직선제 폐지」 지지한다(사설)

입력 1996-04-02 00:00
수정 1996-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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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대학들의 모임인 「한국지역대학연합」은 총장 직선제의 폐지를 공식 제기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총장 선임권한을 재단이사회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것이 결의문 내용이다.

대학 총장 직접선거제는 민주화시대가 낳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구성원이 모두 참여해서 투표로 조직의 대표를 뽑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의 소산이라고 하겠다.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이제 이 제도가 마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지역대학연합」이 채택한 결의를 우리는 찬성한다.총장선임의 방식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것은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지금과 같은 방법의 직접 선거가 갖는 폐해에 대해서는 냉철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이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대학안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부정적인 양상이 이미 극한현상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교수들간에 파벌이 조성되고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등 현실정치판에서 있음직한 추태가 다 일어나는 일도 곤란하지만,무엇보다도 선거라는 방식이 가장 합당한 총장감을 선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심지어 『술과 골프의 로비력이 좌우하는 것』이 선거에 의한 총장 탄생이라는 말이 공공연해졌을 지경이다.

총장선거제가 실시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제 재정권과 인사권을 전횡하던 지난 시절의 재단의 병폐가 어느정도 사라졌다.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게 되었고,무엇보다도 대학의 정책결정에 교수와 학생들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옛날의 부조리와 모순이 더는 발붙일 수 없게 되었다.

중앙에서도 이미 상당수의 대학들이 직선제를 폐지하고 있다.그러므로 「지역대학연합」의 결의를 모든 대학이 한번쯤 진지하게 검토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대학총장은 천박한 수단의 선거운동으로 뽑기에는 너무 고매한 전문직이다.
1996-04-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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