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회의/「공천헌금」 진흙탕 싸움

민주당·국민회의/「공천헌금」 진흙탕 싸움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6-03-17 00:00
수정 199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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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공개토론·사과 요구 등 강공/양측 “여만 유리” 내세워 봉합 움직임도/국민회의­“파문확산땐 타격” 일제 함구

14대 총선 당시의 공천헌금을 둘러싼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공방이 16일 민주당 이기택고문의 공개토론 제의와 공식사과 요구 등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양측은 이날 공천헌금 문제를 제기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전날에 이어 이전투구를 계속했다.그러나 양측 모두 더이상의 확전은 공멸로 이어질 뿐이라는 위기의식 속에서 사태를 봉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민주당의 이기택 고문은 이날 아침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게 공개토론을 제의하면서도 야당간의 싸움은 여당만 이롭게 할 뿐이라는 모순된 주장을 펴 곤궁한 처지를 반영했다.회견에서 이고문은 짐짓 강공제스처를 취했다.『14대 총선 공천때 헌금기준 등은 모두 공동대표였던 김총재가 제의했고 나는 동의만 했다』고 애써 김총재가 헌금모금을 주도했음을 강조했다.공천과정에서 두 사람의 역할을 공개하기도 했다.전국구 당선가능선을 24명으로 정해 직능대표와 당료,헌금영입자 등을 각각 8명씩 선정키로 하고 김총재가 각각 5명씩,자신이 3명씩 추천했다는 것이다.

이고문은 『최근 공천탈락자들이 김대중씨의 생일이나 명절에 헌금을 냈던 비리가 노출되는 등 악재가 계속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국민회의가 느닷없이 지난 공천헌금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이고문은 이어 『공천과정에 의혹이 있다면 국민앞에 나서 모든 것을 밝히자』고 공개토론과 국민회의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김홍신대변인도 즉각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가 발작적 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이고문 회견의 무게는 사태봉합쪽에 쏠린 인상이 짙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야당끼리의 싸움은 여당만 이롭게 할 뿐』『구체적인 내용으로 일일이 대응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말로 국민회의측에 휴전의사를 전달했다.특히 김총재의 헌금사용 부분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아 애써 국민회의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속내를 내비쳤다.

○…국민회의는 더이상 파문이 확산되어서는 총선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판단,김한길 대변인의 논평만 내고는 모든 당직자들이 일체 함구로 일관하며 사태를 애써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특히 이날 하오 국회에서 열린 비상중앙위원회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국면을 대선자금 공방으로 몰아 신한국당을 압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끼리 싸워서는 안된다는 민주당 이고문의 말에 동의한다』면서 『지금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규명하는 데 야당이 총력을 기울일 때』라고 사실상 휴전을 제의했다.김대변인은 이어 민주당 김홍신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당 공천탈락자의 음해를 민주당이 앞다퉈 다뤘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유감의 뜻과 함께 사태진화를 바라는 뜻을 완곡히 전달했다.<진경호 기자>

◎이기택 고문 문답/공천과정 지금은 밝힐때 아니다/특별당비 개인적으로 사용한일 없어

민주당의 이기택 고문은 16일 상오 마포당사 3층 회의실에서공천헌금파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게 공개토론을 제의했다.이중재 선대위원장과 함께 가진 회견에서 이고문은 격앙된 표정으로 김총재를 비난하면서도 위험수위를 넘는 발언은 애써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14대 총선 당시의 전국구 공천과정은.

▲김총재가 후보 24번까지를 당선가능권으로 보고 순수영입,당비영입,당직자를 각각 8명씩 공천하자고 제의했다.김총재와 나의 당내 지분은 6대4였지만 전국구 배분은 5대3으로 정했다.

­전국구후보들에게 특별당비를 받았나.

▲이는 야당의 오랜 관행이다.다만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신진욱 의원의 헌금을 착복했다는데.

▲14대 국회가 개원한 뒤 내게 찾아와 거액을 내놓으며 상임위원장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그 뒤 신의원은 김대중씨를 찾아가 경제과학위원장직을 받아냈다.아마 김총재에게 돈을 보태 가져갔을 것이다.내가 거절하자 헌금의 절반을 착복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15일 조광한 부대변인의 공천헌금발언은 사실인가.

▲14대 공천의 내용은 김대중씨와 나만 안다.15일 조부대변인의 발언은 정확하지 않아 취소하라고 했다.

­공천과정의 전모를 밝힐 용의는.

▲지금은 밝힐 때가 아니다.최근 공천 탈락자들에 의해 당내 헌금비리가 계속 노출되면서 궁지에 몰리자 국민회의가 정략적으로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구체적인 내용으로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의 대응은.

▲공천과정에 의혹이 있다면 김대중씨와 내가 언론 앞에서 공개토론을 해야 한다.김대중씨가 받아들이기 바란다.김대중씨부터 재산공개와 함께 공천과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정승민 기자>
1996-03-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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