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안정제/이만홍 연대의대 정신과 교수(전문의 건강칼럼)

신경안정제/이만홍 연대의대 정신과 교수(전문의 건강칼럼)

이만홍 기자 기자
입력 1996-03-07 00:00
수정 1996-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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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발 약물은 습관성·부작용 거의 없어/처방따라 안전 복용땐 더 큰병 사전에 방지

1950년대 페노다이아진이란 약물이 개발되기 전까지 정신병 치료는 거의 속수무책이었는데 이 약의 개발로 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그후로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경안정제들이 속속 개발되어 이런 약물의 도움이 없이는 평생을 폐인으로 지냈을 수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잘 치료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정신병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큼이나 신경안정제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다.그 대표적인 예가 약의 습관성과 부작용에 관한 것들인데,하기는 1860∼7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신경안정제들이 상당한 습관성과 부작용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오남용이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며,심지어는 목숨을 잃은 사태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 개발된 향정신성 약물들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없고 습관성 또한 무시해도 좋을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쓰기만 하면 약물사용으로 인한 피해는거의 없는 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향정신성 약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옳지 않은 태도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약물이 몸에 해롭다는 편견때문에 무조건 약물사용을 기피하는 태도도 병을 치료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향정신성 약물에는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인 향정신병 약물 이외에도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항우울제,불안상태를 감소시켜 주는 항불안제,그리고 누구든지 잠이 안올때는 한두번 이상 복용한 경험이 있는 수면제 등에서부터 긴장이완제,공황장애나 강박증과 같은 특수한 증상에만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들,신경성 식욕과다증에 효과가 있는 약물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점점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이 높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일생을 살면서 신경안정제를 필요로 할때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예를 들면 필자도 이따금 해외여행을 떠날때는 긴장이나 시차를 극복하기 위하여 수면제를 반드시 지참하게 되었다.최근에 개발된 이들 수면제나 항불안제는 습관성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방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한다면 더 큰 병의 발생과 생활의 파국을 초기에 쉽게 막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 금기시할 것이 아니다.

또한 현대는 우울증의 시대다.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는 자신의 의지나 스트레스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신체 내부의 신경전달물질의 대사이상으로 생기는 내인성 우울증도 있다.첨단 정신의학은 거의 아무런 부작용이 없이 이러한 내인성 우울증을 조기에 쉽게 극복시켜 주는 항우울제를 개발시켰으며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이와 같이 신경안정제는 우울증이나 정신병에 시달리면서 하나님이 주신 좋은 재능과 삶을 비극적인 파국으로 몰고 가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1996-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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