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박사/표준과학연 분광연구그룹(과학기술의 젊은 주역들:2)

김동호 박사/표준과학연 분광연구그룹(과학기술의 젊은 주역들:2)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1996-02-18 00:00
수정 1996-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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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정밀 측정시스템 개발… 광소자 등 성능 분석

길이를 재는 도구는 대상물의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42.195㎞의 마라톤 코스는 자전거바퀴로 재고 1백m 육상코스는 줄자로 재며 더 짧은 길이들엔 마이크로 미터,현미경,일렉트론 빔등이 동원된다.

시간을 재는 것도 마찬가지다.밀리 세컨드(1천분의 1초),마이크로 세컨드(1백만분의 1초),나노 세컨드(1억분의 1초)보다 더 짧은 찰나인 팸토 세컨드(1천조분의 1초)는 어떻게 측정할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분광연구그룹 책임연구원 김동호 박사(39)는 레이저를 이용해 1천조분의 1초의 세계에 도전하고 있는 레이저 분광학자.

레이저는 단일파장의 빛만 발생시키고 세상에서 가장 짧은 펄스를 만들기 때문에 아주 빠른 현상을 포착하는 데는 최적의 도구이다.김박사는 직접 레이저를 만들고 측정시스템을 개발해 내면서 국내 유일의 레이저분광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김박사의 관심은 아주 빠르게 일어나는 현상을 측정해 초고속 광소자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거나 그 현상을 보는 기술을 개발해 종래에는보지 못했던 것을 봄으로써 자연계의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이와같은 연구는 기초과학이면서도 응용분야가 매우 광범위한 특징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레이저분광학은 근래 각광을 받고 있는 반도체관련 광전부품 소자의 성능평가 시험분석을 가능케 한다.또 폴리머와 같은 새로운 소재의 성질을 규명하는 데도 이용된다.

지금 세계는 「분자 전자소자」 처럼 종래 무기재료가 담당했던 일들을 유기 고분자소자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한데 이러한 소자의 기본 물리현상을 알려면 레이저분광학 연구가 유용한 것이다.

서울대 화학과,미국 워싱턴대 박사출신으로 프린스턴대 등에서 연구했던 김박사는 86년 귀국후 10년 동안 끈질기게 이 분야 연구 하나에만 매달리고 있다.

퇴근후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밤 8시30분 「저녁 출근」을 해 0시30분까지 연구실에 머무르는 것은 그의 오래된 습관이다.그동안 국제학계에 발표한 논문만도 1백편.그의 연구팀은 이제 외국학자들도 인정하는 수준에 올라 있다.

그는 또 연구를 하면서 개발했던 각종 측정기를 국내 업체에 기술이전해 계측기산업 육성에도 한몫을 했다.그가 만든 계측기는 흡수스펙트럼 분석기,단색화장치,광파장 스펙트럼 분석기,형광분석기,색측정기등 다섯가지나 된다.

『국가의 필요에 응하는건 정부출연연구소의 기본적 기능』이라며 보람을 느낀다는 김박사는 앞으로 『창조적 아이디어로 세계 학계에 영향을 줄수 있는 연구를 하는게 꿈』이라고 말한다.<대전=신연수기자>
1996-02-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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