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정책의 틈이 보인다/미 2차 경제제재 완화 추진 배경

한­미 대북정책의 틈이 보인다/미 2차 경제제재 완화 추진 배경

이도운 기자 기자
입력 1996-02-05 00:00
수정 1996-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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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지원 발표·클린턴 방한취소 등 “적신호”/정부선 “사전협의 통해 단계적 완화” 고수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간의 이견이 눈에 보일 정도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4,25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세 나라는 『당분간 대북 쌀 지원이 없다』『한반도 문제해결에는 남북대화가 가장 긴요하다』고 공조를 과시한 바 있다.하와이 정책협의회의 한 축인 한·일관계는 아직까지 공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태국 푸케트에서 3일 열린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 장관은 『정부차원의 추가 쌀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와이 3국 공동발표문이 나온 뒤 불과 열흘이 넘지 않은 3일 미국은 2백만달러의 정부 기금을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 북한에 지원한다고 전격 발표했다.물론 우리정부가 하와이 협의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북한식량실태 조사,군량미 전용여부 감시등의 조건이 덧붙어 있었다.그런데도 미국정부가 별다른 사전협의없이 불쑥 대북지원을 발표해버린 것이다.우연인지 몰라도 이날 미국 백악관은 『클린턴 대통령이 오는 4월 한국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미국이 북한을 「불한당 국가군」에서 제외시켰다는 보도가 나오는등 정부로서는 듣기 거북한 소식이 쏟아져 들어왔다.

한 고위당국자는 이러한 상황전개가 『미국이 북한의 압력에 노출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북한은 제네바 합의에 따라 미국이 지난해 1월 발표한 1차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로 아무런 실질적인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추가 경제제재 완화와 쌀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미국도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측의 분석이다.따라서 쌀 지원에 이어 제2차 경제제재 조치 완화,북미연락사무소 개설등 미북간의 관계개선 조치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예정된 것이지만 우리측과의 사전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미국측의 의무만을 강조하지 말고 미사일과 화학무기의 개발·수출 금지,남북대화 재개,전방배치된 전투부대 철수등이 북한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에 대해서도 거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이 나름대로의 계산법에 의해 대북접근을 한다면 북한의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도,『대북정책에서 한·미·일이 공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3국의 공통된 이익』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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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2-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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