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로 써야 한다」펴낸 박갑수서울대교수(저자와의 대화)

「우리말,바로 써야 한다」펴낸 박갑수서울대교수(저자와의 대화)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6-01-30 00:00
수정 1996-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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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뜻만 통하면…」 생각 바려야”/사투리 쓰는 지도급인사 많아 안타가워

지난 20여년동안 바르고 고운 우리말·우리글쓰기 운동에 앞장서 온 박갑수 서울대교수(국어교육과)가 최근 3권짜리 책 「우리말,바로 써야 한다」를 냈다(집문당 출간).우리가 쓰는 말·글 가운데 자칫 잘못 아는 말,제대로 못쓰는 말들을 총정리한 이 책은 그가 벌여온 우리말운동의 결정체라 할 만하다.

『우리말을 바로 써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흔히 말은 뜻만 통하면 된다고들 여기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박교수는 우리말·우리글 사용에 모두 문제가 있지만 특히 말하기가 더욱 심각하다고 진단했다.『글은 맞춤법·표준어대로 쓰면서 말을 표준어에 맞게 쓰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표준어 규정에 표준어를 「교양인의 언어」로 보고 있는데도 사회 지도급 인사란 사람들이 사투리를 마구 쓰면서 부끄러워 하지 않으니 큰일입니다』

박교수는 「옳게 말하기」를 하찮게 보는 현실을 걱정하면서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는 바른 말을 쓰는 것이야 말로 「교양인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내키지는 않지만』이란 전제를 내세운 뒤 외국의 예를 들었다.영국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표준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큰 회사에 들어갈 수 없으며,프랑스에서는 딸을 시집보낼 때 어머니가 『지참금은 많이 주지 못하지만 좋은 프랑스어를 가르쳤다』고 사돈 식구들에게 자랑한다는 것.

그렇다고 글쓰기가 잘 된다는 뜻은 아니다.박교수는 주어·서술어 등 문장성분끼리 호응이 되지 않는데다 「교육시키다」「소개시키다」같은 사동형,「말해지다」「만들어지다」같은 피동형들을 마구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박교수는 70년대 초부터 라디오·TV방송에 고정출연해 우리말 바로잡기에 힘써 왔으며 지금도 라디오와 CA­TV 프로그램 두가지에 나온다.이번에 낸 세권 가운데 1·2권은 예전에 냈던 책을 88년 개정 맞춤법에 맞춰 새로 정리한 것이며 3권은 1·2권에서 빠진 내용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박교수는 발음·철자·형태·의미·문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외래어 사용을 두루 다루었다.누구나 쉽게 이용토록 하자는 생각에 어휘별로 설명해 사전처럼 쓸 수 있게끔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어 국제화추진협의회」를 설립,회장직을 맡은 박교수는 요즘 우리말의 세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세계에서 한국말을 쓰는 인구가 15∼20위에 속하고 국력도 꽤 신장됐으므로 그에 걸맞게 한국말을 적극적으로 세계에 보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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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는 『교양인을 자처하는 사람들 가운데 새 맞춤법이후 나온 국어사전을 곁에 두고 말할 때,글쓸 때 참고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되물으면서 『바르고 고운 말·글을 지키는 것은 교양인의 책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이용원기자>
1996-01-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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