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추궁에 “당시관행” 강변/검찰 2백여항 질문에 핵심 회피/정경유착 부분엔 “잘못했다” 시인
「피고인 노태우」가 대통령재직중에 저지른 죄과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18일 법정에 섰다.
상오 10시를 1분정도 넘긴 시각.재판장인 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와 주심 김용섭,좌배석 황상현판사가 입정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공판이 개정됐다.
재판부가 착석한 직후 재판장인 김부장판사가 『95고합 1228호 피고인 노태우』를 호명하자 수인번호 「143」를 왼쪽 가슴에 단 노씨가 두손을 한복 수의 소매속에 팔짱을 끼듯 가지런히 모은채 천천히 왼쪽 피고인대기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정리의 안내를 받아 입정한 노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피고인석 앞에 서서 방청석을 향해 목례한뒤 재판부를 향해 또 한차례 고개를 숙이는 예의를 보였다.
재판장은 이어 『피고인 이건희·김우중·최원석·장진호·이준용·김준기·이건·이현우·금진호·김종인·이원조·이경훈·이태진·정태수』등 15명을 차례차례 호명해 정해진 자리에 세웠다.
피고인들이 모두 자신의 자리앞에 서자 재판장은 방송카메라와 신문사진기자 2명에게 사진촬영을 허락했고 기다렸다는듯 수십차례의 플래시가 한장면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터졌다.이때 일부 피고인들의 몸이 움찔했으며 대부분은 촬영을 허용한 재판부를 불만스러운 듯 응시했다.
본적과 주거지,직업,생년월일을 일일이 묻는 인정신문이 끝난뒤 이어 10시16분부터 문영호 주임검사가 검찰측 직접신문을 시작했다.
재판내내 국민들이 듣기를 원하는 대답이 노씨의 「입」을 통해 나오지 않았다.노씨는 예의 궤변과 억지논리로 무장하고 있었다.
한달이 넘는 구치소생활동안 국민앞에 겸허하게 반성하고 죄를 뉘우쳤으리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노씨의 뇌물수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2백여항목의 예리한 질문을 퍼부었으나 노씨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를 수 없이 반복했고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뇌물을 준 사람이 그렇게 말했으며 맞을 거다』 『주는 입장과 받는입장은 서로 다르다』며 마치 망각증환자처럼 행세했다.
『반성합니다』는 말은 정경유착부분에서 꼭 한번,『잘못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은 뇌물수수부분에서 단 두번 들을 수 있었다.노씨는 뇌물수수에 대해 『당시는 관행이었고 잘못되지 않았다고 여겼다』는 말을 계속해서 읊조렸다.
이날 재판과정에서 노씨는 검찰의 직접신문에 대답하기 곤란한 부분은 얼버무림으로 일관했다.전직 대통령의 위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낯 두꺼운 한명의 뇌물수수피고인에 불과했다.<노주석 기자>
「피고인 노태우」가 대통령재직중에 저지른 죄과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18일 법정에 섰다.
상오 10시를 1분정도 넘긴 시각.재판장인 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와 주심 김용섭,좌배석 황상현판사가 입정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공판이 개정됐다.
재판부가 착석한 직후 재판장인 김부장판사가 『95고합 1228호 피고인 노태우』를 호명하자 수인번호 「143」를 왼쪽 가슴에 단 노씨가 두손을 한복 수의 소매속에 팔짱을 끼듯 가지런히 모은채 천천히 왼쪽 피고인대기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정리의 안내를 받아 입정한 노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피고인석 앞에 서서 방청석을 향해 목례한뒤 재판부를 향해 또 한차례 고개를 숙이는 예의를 보였다.
재판장은 이어 『피고인 이건희·김우중·최원석·장진호·이준용·김준기·이건·이현우·금진호·김종인·이원조·이경훈·이태진·정태수』등 15명을 차례차례 호명해 정해진 자리에 세웠다.
피고인들이 모두 자신의 자리앞에 서자 재판장은 방송카메라와 신문사진기자 2명에게 사진촬영을 허락했고 기다렸다는듯 수십차례의 플래시가 한장면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터졌다.이때 일부 피고인들의 몸이 움찔했으며 대부분은 촬영을 허용한 재판부를 불만스러운 듯 응시했다.
본적과 주거지,직업,생년월일을 일일이 묻는 인정신문이 끝난뒤 이어 10시16분부터 문영호 주임검사가 검찰측 직접신문을 시작했다.
재판내내 국민들이 듣기를 원하는 대답이 노씨의 「입」을 통해 나오지 않았다.노씨는 예의 궤변과 억지논리로 무장하고 있었다.
한달이 넘는 구치소생활동안 국민앞에 겸허하게 반성하고 죄를 뉘우쳤으리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노씨의 뇌물수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2백여항목의 예리한 질문을 퍼부었으나 노씨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를 수 없이 반복했고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뇌물을 준 사람이 그렇게 말했으며 맞을 거다』 『주는 입장과 받는입장은 서로 다르다』며 마치 망각증환자처럼 행세했다.
『반성합니다』는 말은 정경유착부분에서 꼭 한번,『잘못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은 뇌물수수부분에서 단 두번 들을 수 있었다.노씨는 뇌물수수에 대해 『당시는 관행이었고 잘못되지 않았다고 여겼다』는 말을 계속해서 읊조렸다.
이날 재판과정에서 노씨는 검찰의 직접신문에 대답하기 곤란한 부분은 얼버무림으로 일관했다.전직 대통령의 위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낯 두꺼운 한명의 뇌물수수피고인에 불과했다.<노주석 기자>
1995-12-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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