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행정심판법을 공포하며/김기석 법제처장(기고)

새 행정심판법을 공포하며/김기석 법제처장(기고)

김기석 기자 기자
입력 1995-12-06 00:00
수정 1995-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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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권익구제기회 크게 확대”/구술심리 위주로 운영… 억울한 사정 직접 호소 가능

행정심판법이 국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정돼 6일 공포된다.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으로 이 법의 개정·공포에 참여한 김기석 법제처장이 개정된 법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국민의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하는 글을 보내왔다.

행정심판법은 국가기관으로부터 권익을 침해당한 국민을 구제하는 제도이다.이 법이 규정하는 행정심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행정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될때 처분기관의 상급관청에 그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쉽게 말하면 행정소송을 내기 전에 특별한 비용부담없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재판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도일지도 모른다.그러나 행정심판이 그동안 국민의 권리구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10년동안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는 5천건에 이르는 행정심판이 제기됐고 이 가운데21.6%에 대해 이유있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행정심판제도가 그동안 얼마간 행정편의위주로 운영돼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그 결과 이번에 국민의 권익구제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에 걸맞게 국민들의 권리구제 기회를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 법률을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을 보면 먼저 각 부처에 따로 있던 행정심판위원회를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로 통합했다.이에 따라 앞으로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가 각 부처장관과 시·도지사의 처분을 통합해 심판하게 됐다.이와 함께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의 절반을 변호사,법학교수 등 민간인으로 임명하도록 한 것도 행정심판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변화이다.

심리방식도 바꿨다.지금까지는 서면심리 위주여서 과연 자신의 청구가 제대로 심리되고 있는 지에 대해 신뢰감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청구인이 위원회에 출석해 억울한 사정을 직접 호소할 수 있는 구술심리제도 위주로 운영하게 됐다.

행정심판청구서도 지금까지는 행정처분을 내린 관청에만 제출할 수 있어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앞으로는 상급관청에 직접 제출,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게 됐다.이밖에 당사자가 행정처분이 있었다는 것을 안 날로부터 60일안에 행정처분신청을 내야 유효하던 것을 90일로 늘려 권리구제의 기회를 대폭 늘린 것도 특기할만 하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 10년동안 행정심판제도를 운영하면서 축적된 경험이 바탕이 됐다.그런만큼 행정편의보다는 국민편의를 먼저 생각한 뜻깊은 수확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이 제도를 내실있게 운영해 명실상부한 국민의 권익구제제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

이번 기회에 이 제도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국민들도 이 제도를 잘 이해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1995-12-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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