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불안 5·6공인사 결집 기대/강경대응 전씨의 속셈

개혁불안 5·6공인사 결집 기대/강경대응 전씨의 속셈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1995-12-03 00:00
수정 1995-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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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투쟁도 불사” 의지 엿보여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전씨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 발표라는 막판 승부수로 현 정부와 김영삼 대통령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초겨울의 날씨속에 전씨를 호위한 측근들은 전선에서 결전을 앞둔 군사참모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마치 5공인사들을 주축으로 「옥쇄」작전을 각오한 듯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이날 전씨측이 밝힌 표면적인 전략은 법적·현실적 대응차원에 집중돼 있다.발표문에서 밝힌 입장을 끝까지 지키면서 법테두리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치권이 5·18특별법을 제정하는 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작정이다.소급입법을 금지한 헌법의 취지를 살려 위헌소송을 하겠다는 것이다.또 적절한 시점에는 5·18에 대한 검찰답변 자료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씨의 구속수감을 앞두고 참모진들이 구상하는 전면전의 양상은 이러한 차원을 벗어나고 있다.

사실상 정치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전씨가 발표문에서 현정부의 도덕성과 이념적 투명성,한술 더떠 김대통령의 역사관을 언급한 대목은 고도의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의 개혁정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5·6공 인사들을 결집시키는 듯한 논리적 구심점 역할을 기대한 듯 하다.검찰소환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강제구인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동정표를 얻으려는 얕은 속셈도 엿보인다.

전씨 측근인 이양우 변호사는 전씨가 여러 계층의 인사들로부터 현시국을 우려하는 의견을 모아 왔다고 귀띔했다.허화평·정호용·박준병의원 등 현 정치권내의 5·18관련 당사자들이 이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면서 비슷한 견해를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동·허문도·허화평·이양우씨 등 핵심측근 12명이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정치권내의 세 결집을 암중모색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강창성 의원은 이날 전씨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묵시적인 결탁가능성을 지적했다.전씨측은 물론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펄쩍 뛰었지만 이들의 세결집이 표면화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없지 않다.그럼에도 생명을 담보로 한 전씨측의 「물귀신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어떠한 명분과 으름장도 전씨의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를 비켜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박찬구 기자>
1995-1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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