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학교장 김정환씨(인터뷰)

한국문학학교장 김정환씨(인터뷰)

입력 1995-11-02 00:00
수정 199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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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 위한 창작강의 일곱장」 출간/“문학에 뜻 둔 이들에 길잡이 되었으면”

『5백장쯤 모인 통신반 강의 원고를 정리 하려다가 결국 거의 새로 쓰게 됐어요.실기위주의 지침서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 실정에서 이 책이 문학에 뜻을 둔 이들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한국문학학교 교장이라는 직책이 어느덧 또 다른 꼬리표가 돼버린 시인 김정환씨(41)가 「작가지망생을 위한 창작강의 일곱장」을 푸른숲에서 펴냈다.문학학교에 수업을 받으러 모여든 「학생」들의 시,소설,수필 등을 하나하나 매만지고 기존 작가에 빗대 평도 하면서 좋은 글 쓰기로 이끄는 책이다.

『문학은 흔히 혼자 하는 것이고 내면을 파고드는 고독한 작업이라고들 하지요.틀린 말은 아니지만 혼자 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이 꼭 모순되는 것은 아니예요.창작수업을 제대로만 받으면 자기 재능에 이르는 길을 더 빨리 찾을수 있습니다』

강의록에다 비평·창작방법 등에 관한 문예론까지 곁들여 총 7장으로 엮인 이 책은 꼭 문학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어볼 만하다.거칠고 성긴 작품 한편이 김씨의 맵싸한 손길을 거치면서 긴장감 넘치는 새 글로 짜이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다 그 와중에 언뜻언뜻 비치는 지은이의 문학관까지 덤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희미해라/붙잡아두지 못한 향기처럼/아득해라 폐허의 기억//거기에 있었던가/한장의 검은 감광지로 인화된/정체된 기억은 소리 죽었어라//… /비 안개 사이 지나던/낮은 검은 새 울음/거기에 있었던가/내사랑>이라는 수강생의 시 한편에서 첫연의 「희미」와 「붙잡아두지 못한」은 「아득」과 너무 가깝고 반복이다.「검은 감광지」의 선명한 이미지 역시 2연의 다른 시어들을 죽이거나 반복한다.이처럼 지은이는 「끈질긴 반복욕망을 치열하게 거세하고 극복」한 끝에 <아득해라 폐허의 기억,/거기 있었는가 내 사랑>이라는 팽팽히 당겨진 한편을 건져 올린다.



『남의 글을 자르고 쳐내다 중언부언한 내 시를 들여다보니 좀 창피합디다.그래서 최근엔 짧은 오행시만을 묶은 시집도 펴내게 됐지요』라는 그는 『가르치는 가장 큰 기쁨은선생도 같이 배운다는 데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손정숙 기자>
1995-11-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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