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지방자치단체 교류회의」/최창호 건국대교구 기조연설

「한·일 지방자치단체 교류회의」/최창호 건국대교구 기조연설

입력 1995-10-12 00:00
수정 199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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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교류로 국제 통상장벽 넘자”/군사·외교적 대결 외면… 실리적 접근 가능/대등한 파트너십 바탕… 상호 신뢰 키워야

내무부 「지방자치 국제화재단」(이사장 장병구)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지방행정의 국제화방향」이라는 주제로 「한·일 지방자치단체 교류회의」를 가졌다.국제교류업무를 맡은 한국의 지방공무원 1백50명과 일본의 자치성 이도(정호민삼)관방심의관 등 19명의 일본대표가 참가했다.양국의 교류에 초점이 맞춰진 건국대 최창호교수의 기조연설을 소개한다.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국제질서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로 요약되는 국제질서는 국가와 민족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강요하고 있다.특히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묶어 국제사회의 흐름을 타지 않고는 국가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는 국가간 경쟁의 강도를 높여 경쟁의 벽을 높이고 있다.특히 경제분야에서 높아지는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예전의 국가를 대신해 자치단체가 해외진출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국가사이에 있게 마련인 군사·외교·정치적인 대결을 자치단체는 애써 외면하면서 교류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주민에게 근접한 자치단체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리적인 사안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지역의 특산물이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문화를 국제간 교류와 협력의 윤활유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자치단체들 사이에 교류와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크게 네분야이다.

첫째는 경제이다.지방화는 재정자립이 확보돼야 보다 활발하게 자리잡는다는 인식에서 자치단체는 예외없이 경제적 자립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욕구는 국내에서의 자체수익 증대노력과 함께 지역의 기업이 해외진출과 교류를 통해 외국기업을 유치하려는 동기로 작용한다.실제로 시장개방에 따라 각국 상품과 자본,기술이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다.

둘째는 환경이다.푸르고 싱싱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있다.

문화·예술·체육·관광·교육 등 분야도 중요한 교류대상이다.지방시대가 진전되면서 개성있는 지역문화 향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촉발되고 있다.

같은 나라에서도 다양성을 갖는 지역의 문화·예술·생활상은 이같은 욕구의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끝으로 지방행정의 「노하우」도 매우 활발하게 교류되고 있다.각국의 자치단체마다 주민의 절대적 복지를 확충하기 위해 어떠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어떤 기법을 동원하는가에 관한 자료가 서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의 국제교류와 협력이 성공하려면 우선 공생의 정신이 존중되어야 한다.오늘날 각 지역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는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기 때문이다.우리가 외국에서 세제상 특혜를 받으려면 같은 수준의 행정 및 재정적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대등한 파트너십도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어느 한 쪽에만 의무와 부담이 지워진다든가 어느 한쪽이 우월한 힘을 가지고 다른 쪽을 지배하려 한다면 자치단체간 교류는 지역간,나아가 국가간에 불협화음만 만들게 된다.
1995-10-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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