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위기의 여자」 여성관객 밀물

연극 「위기의 여자」 여성관객 밀물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5-10-11 00:00
수정 1995-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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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 개관 10돌 기념공연/남편의 외도에 충격… 자아찾는 40대/손숙씨 연기 일품… 주부들로 객석 만원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의 하나로 마련한 연극 「위기의 여자」(연출 임영웅)에 여성관객들이 몰리고 있다.산울림 극장 1백20석의 90% 이상은 여성의 몫.연일 매진행진에 11월 26일까지 연장공연에 들어간 이 연극은 프랑스의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의 동명소설을 우리 현실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지난 86년 이 극장에서 초연돼 「여성연극」이란 표현을 낳게한 화제작.안정된 중류가정의 모범주부(모니크)가 남편(모리스)의 외도 소식에 접하면서 겪게되는 내면의식의 붕괴과정을 그린다.

여주인공 모니크 역은 박정자 이주실 윤여정씨에 이어 손숙씨가 4대째.『사랑의 위기에 처한 중년여인의 아픔을 안으로 삭여가는 극중 모니크 역을 소화해내기에 절제된 내면연기를 상표로 하는 손씨만큼 적격은 없다』는 것이 연출자의 설명이다.

「위기의 여자」는 번역극이라는 느낌이 들지않을 정도로 우리의 평균적인 40대 주부들이 겪는 삶의 회한과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이 극의 주인공 모니크는 지금까지의 「나」를 두가지 각도에서 재발견한다.그는 남편과 자식에 대한 헌신속에 「존재망각의 삶」을 살아온 자신을 스스로의 눈으로 되돌아보는 한편 남의 눈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찾아내려고 애쓴다.결국 모니크가 내리는 결론은 『전적으로 희생만 하는 주부는 결국 남편도 자식들도 부담스러워하게 마련이다.가족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챙기며 살아야한다』는 정도.

남편의 외도와 중년여성의 정신적 공허감이라는 영원하지만 진부하기 짝이 없는 주제를 「위기의 여자」는 온건한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풀어가고 있다.그러나 이 작품에서 가정의 위기를 몰고오는 남편 모리스(채희재)의 역할이 진지한 아내에 비해 지나치게 희화적으로 설정된 것은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고 있다.모니크의 딸,친구,의사의 1인 3역을 한 예수정 또한 극의 분위기를 타지 못하는 무기력한 평면연기로 일관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화·금·토 하오 3시·7시30분,수·목 하오 7시30분,일 하오 3시 공연.<김종면 기자>

1995-10-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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