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차…/송상옥 소설가(굄돌)

차·차·차…/송상옥 소설가(굄돌)

송상옥 기자 기자
입력 1995-09-11 00:00
수정 1995-09-1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국에서는 자동차끼리 부딪치면 사람이 다치는 등 큰 사고가 나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선 그 자리에서,또는 자동차를 길 한쪽으로 비켜놓고 파손 부분을 대충 살핀 뒤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운전자 주소 이름 전화번호 보험관계 따위다.

그러한 기본적인 일 이외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 같은 건 하지 말라고 특히 가입 보험회사측에서 운전자에게 권하고 있다.운전자가 잘잘못을 판단하기 어렵기도 하고,잘못을 시인해 버리면 보험회사가 나서서 따져볼 여지가 없어진다.잘잘못은 사고상황을 바탕으로 보험회사끼리 판단하도록 하고(현장에서의 경찰보고가 있으면 더욱 좋다),그에따라 어느 쪽이든 보험회사가 자동차 수리비를 부담하면 된다.그러기 때문에 백주 대로상에서 핏대를 올리고 서로 잘했다고 삿대질 하는 심히 꼴사나운 모습은 볼 수가 없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아니 그 필요성 이전에,자동차가 발이 되어 허구한 날 타고 다니는 터에,실수나 잘못은 늘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박혀 설사 상대가 분명 잘못했다해도 으레 있을 수 있는 일로 양해하는 마음이 돼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과장을 조금 섞어 자동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벌써 8백만대.6년 뒤인 2001년에는 갑절이 넘는 1천7백여만 대가 되리라니,지금도 「대란」상태인 판이라 그때 우리 대도시들의 거리가 어떻게 되겠는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땅은 늘어날데 없고 자동차를 더는 만들지 말라,혹은 타고 다니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흔한말로 「자동차 문화」라도 제대로 정착돼야 할 터이다.하지만 차가 부딪쳤다고 광화문 네거리 같은 데서 멱살잡고 옥신각신하는 일이 예사라면 「문화」운운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1995-09-11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