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그린피스 남태평양서 대치/핵실험 앞둔 무루로아섬 주변

불­그린피스 남태평양서 대치/핵실험 앞둔 무루로아섬 주변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5-09-01 00:00
수정 199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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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군함·외인부대·특공대 출동/그린피스­선박20척·헬기 동원 “저지 태세”

9월부터 시작될 프랑스의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실험장소가 될 남태평양의 무루로아섬 주변에는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프랑스의 핵실험을 저지하려는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요원들의 목숨을 건 활동으로 유명하다.그들중에는 미국과 옛소련의 핵잠수함에 고무보트를 타고가 부딪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 전사들도 꽤 많다.

그린피스는 지휘선인 「MV 그린피스」호를 지난 27일 현지에 도착시켜 핵실험 저지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또 「레인보 워리어 Ⅱ」호 등의 선박들이 무루로아섬 주변에 집결해 있으며 핵실험 저지에 참여할 선박은 모두 20여척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무지개전사들과의 충돌로 이미 4천만프랑(약 6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준 바 있는 프랑스로서는 이들을 막기 위해 군함을 비롯,그야말로 육·해·공군을 총동원한 전투태세에 들어가 있다.국제적인 용병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랑스 외인부대의 제5용병대가 동원됐고 15명의 특공대가 증원군으로 비밀리에 무루로아 환초에 도착해 있다.타히티 소재 항공편대도 현지에 급파됐다.또 헬기를 소유한 군함 2척,초계함대 4척,핵실험 연구소 소속 견인선 6척,기술지원선 1척,경수송선 1척에다 공군 수송헬기 슈퍼 퓨마도 출동했다.

프랑스 당국은 그린피스의 선박들이 12마일 전관수역밖에서 시위를 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전관수역내로 들어오면 곧바로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번개작전」으로 그린피스를 무력화시키는 시나리오도 준비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우선 주요대상은 MV 그린피스호와 레인보 워리어 Ⅱ호다.견인선을 개조해 헬기착륙장까지 갖춘 MV 그린피스호는 슈퍼 퓨마가 발진해 선박의 5∼6m높이까지 접근,특공대를 투하해 불과 몇초만에 그린피스 전사들을 진압한다는 것이다.어선을 개조한 레인보 워리어 Ⅱ호는 커다란 닻이 세개나 있어 헬기 접근이 쉽지 않다.따라서 2척의 고무 보트로 접근한 뒤 갈고리로 선박에 오르게 되며 이 경우 최루탄을 사용한다는 작전이다.

<파리=박정현 특파원>
1995-09-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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