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이용당하는 종교인들(사설)

북에 이용당하는 종교인들(사설)

입력 1995-08-01 00:00
수정 199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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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석님 80평생 그 어려운 고비를 다 넘기시고 활짝 피는 봄을 맞이하고… 더욱 빛나는 업적들을 자손만대에 남기셨습니다』­밀입북했던 고 문익환 목사부인 박용길 장로가 북을 떠날 때 김일성 시신을 경배하고 남겼다는 말의 일부다.북측의 조작이라고 할지 모르나 어쨌든 이런 해괴한 말을 박씨의 불법 밀입북은 이끌어 냈다.

목사남편의 장로아내인 그가 순수한 종교차원에서 벌인 일이라는 것이 그와 그의 주변세력이 내세우는 말이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이른바 북측의 대남전략에 실컷 이용당하는 「성과」를 올린 그의 「종교적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이런식 이용은 그의 남편 문목사가 이미 당했었고 안호상씨가 최근에 범한 일도 그런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행동이 모르고 한 일이랄 수도 없다.오히려 영웅적 거사라도 한 것처럼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을 「당당히」 통과하여 돌아온 것을 보면 그는 국법을 매우 우습게 여기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도 신당이 「불구속 수사 운운」하며 편들고 나서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그 논리는 박씨를 『구속하면 백배 천배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폭언하는 북측의 논리와 꼭같다.앞으로도 북과 이렇게 같은 논리의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편들기는 안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박씨가 북에 가서 하고 온 일을 생각하면 신당이 그렇게 덮어놓고 편을 들 수는 없을 것이다.김일성시신에 경배하고 그 일생을 우러러 서슴없이 찬미한 일이 전부였다.통일에 아무 도움도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정서에도 크게 어긋나는 일들 뿐이다.통일정책을 수행할 역할에 있지도 않은 그가 한 일은 변함없는 저들의 「대남적화통일론」을 거들어 준 데 불과하다.

그의 이런 입북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사전에 몰랐던 것이라면 정부의 능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늦게라도 범법부분을 가려야 한다.나이를 빌미로 한 온정주의는 특히 곤란하다.유사한 행동들의 반복은 그런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1995-08-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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