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아시아」에 합당한 대우하라/윌리엄 클라크(지구촌 칼럼)

선진국은 「아시아」에 합당한 대우하라/윌리엄 클라크(지구촌 칼럼)

클라크 기자 기자
입력 1995-07-04 00:00
수정 199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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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성장… 세계 경제력의 중심으로 부상

자유세계의 강대국이던 국가지도자들은 오늘의 세계정세가 과거의 유럽중심적 국제질서와는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럽중심적 사고와 1950년대식 사고에 젖어 오늘날 세계의 현실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 개최된 세계 선진공업국가의 지도자모임인 G7 정상회의는 그같은 전도된 양상을 더욱 심화시켰다.일본을 제외하고는 이들은 옛 백인의 친교모임으로 아직까지 새로운 국가의 가입도 또 더이상 자격요건이 되지 않는 기존국가를 탈퇴시키는 것도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나 대만 같은 나라는 교역이나 산업사회의 중요도에 있어 캐나다나 이탈리아를 앞지르고 있다.또 인도·중국·브라질과 같이 세계최대의 경제규모를 이루고 있는 국가도 있다.

이 「옛지도자」들이 최근 멕시코에서 있은 것과 같은 또 다른 경제적 붕괴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회담 막바지에 그들은 대기성 펀드 마련을 위한 방안에 합의를 이뤘다.이같이 긴요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그들은 많은 국가가 G7국가보다 나은 형편에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결국 그들은 펀드 마련을 위해 아시아의 보다 번영된 국가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같은 양상은 수년동안 지속돼왔고 이제는 기존의 국제관계를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하고 있다.워싱턴의 미국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같은 현상에 놀라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새로운 정책이 채택돼 돈이 필요해지면 미국은 일본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을 수년간 취해왔다.이같은 현상이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확산돼왔다.

미국과 북한간의 핵협상은 가장 최근에 나타난 또 하나의 두드러진 예가 되고 있다.40억달러이상이 소요되는 협상을 하면서 미국은 전체의 0.5%도 되지 않는 2천만달러만 부담할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이 이 대금의 상당부분을 감당하고 일본이 그 나머지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언제 어떻게 분담액이 결정되느냐는 물음에 미국 관리들은 한국과 일본간의 완전한 합의에 의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불만을 크게 사고 있다.서울에서는 미국이 매번 한국을 참여시키지 않은 채 북한과만 대좌하고 있는 데 대한 정치적 분노가 폭발상태에 와 있다.서울의 이같은 정치적 기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부담액이 얼마냐가 아니고 단지 협상테이블에 한국의 자리를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일본은 이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한 유럽국가의 부담액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워싱턴은 현재 이같은 움직임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해결책인가.그것은 오늘날 경제·금융·산업적 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명확하게 평가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세계 은행보유금의 40%가 아시아에 있다.외환보유 또한 동일한 지역에 집중돼 있다.심지어는 가장 최근 들어 경제개혁의 길로 접어든 인도까지도 외환보유가 1991년에 10억달러로부터 오늘날 2백억달러로 증가했다.

북아메리카·유럽·일본등이 2∼3%의 성장률로 정체돼 있을 때 아시아는 일괄적으로 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심지어 출발이 가장 늦은 인도까지도 5%를 넘었다.

만일 오늘 어떤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면 미국·일본,그리고 기타 유럽연합 회원국은 동시에 경기후퇴로 나타나게 될는지도 모른다.이같은 현상이 사실이라면 아시아의 역동적인 경제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위치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따라서 이제 선진국은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국가로부터 의견을 듣기 위해 그들을 테이블로 불러내야 할 때다.

하지만 G7,특히 미국이 과연 자신의 방식을 변화시킬 것인가.불행히도 그들은 그같은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미국과 한국의 협력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이다.하지만 핵협상테이블에서 한국을 배제하는등의 현재와 같은 양상은 오히려 우호관계에 방해가 된다.이러한 현상은 양국간의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서울당국은 현재의 행태에 있어 매우 큰 인내를 보이며 미국의 입장에 조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노력을 해왔다.우리는 현재 평양측이 주요적국인 한국과 일본에 쌀제공을 요청할 정도로 북에서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 워싱턴 당국에 의해 보다 포괄적인 대북한정책이 채택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1995-07-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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