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언론자유 논쟁/이건영 뉴욕특파원(오늘의 눈)

인터넷과 언론자유 논쟁/이건영 뉴욕특파원(오늘의 눈)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1995-06-24 00:00
수정 199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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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요즘 컴퓨터 통신망을 둘러싸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고전적 논쟁이 재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뉴트 깅리치 미하원의장은 21일 밤(현지시간) 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에서 인터넷을 통한 외설물 게재 및 전파를 금지한 상원법안을 강하게 공격했다.그는 『이 법안은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성인들의 상호 통신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종교단체와 이 법안을 지난주에 통과시킨 같은 당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깅리치 의장은 나아가 『나는 이 법안이 누구나 접근가능한 매체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면서 성인들의 언로의 자유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하는 심각한 이슈에 대한 진정한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상원에서 원거리 전기통신법안의 일부분으로 입안된 이 법안은 컴퓨터 네트웍을 통한 외설물과 노골적 성묘사물의 전파를 금지하는 한편 18세 미만 미성년자들에게 음란물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고 1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토록하고 있다.

깅리치 의장의 발언은 이 법안이 컴퓨터 통신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법안에 반대한 시민민권단체들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으나 실은 대통령후보 지명전을 겨냥,일부 계층의 생각을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깅리치 의장이 정부의 시민 개인생활 간섭에 원칙적으로 회의론자이며 인터넷의 열렬한 신봉자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지만 언론의 자유 한계가 대통령후보 지명전의 무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깅리치 의장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도덕적 가치가 타락하는 현상을 근절하려는 부류와 자유경제를 지지하는 부류로 대분되는 미국내 보수계층의 심각한 분열상을 감지할 수 있다.미국내 보수계층 사이의 이같은 인식의 괴리는 새삼 언론자유의 본질 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자유가 성과 폭력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별개로 치더라도 컴퓨터 통신망의 「규제」는 언론이 무엇이냐 하는 물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사건」이다.컴퓨터 통신망이 「신데렐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우리도 이제 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같다.
1995-06-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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