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웬 개헌론이냐(사설)

지방선거에 웬 개헌론이냐(사설)

입력 1995-06-19 00:00
수정 199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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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선거에 내각제개헌론이 제기되고 있다.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는 김대중씨가 국민이 원하면 내각제를 반대하지 않겠다며 쟁점화에 나섰다.민주당의 대통령 직선제당론과도 어긋나는 주장이다.

얼마전 김종필씨도 자민련을 만들면서 내각제를 표방한 바가 있다.헌법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든 자유지만 양금씨의 내각제거론은 그시기와 의도,방법에 있어 설득력이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선 양금씨가 개헌과 같은 정치의 핵심적 이슈를 국회의원선거도 아니고 그런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지방선거의 시점에서 제기하는 것은 지방자치선거를 중앙정치의 싸움판으로 만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따져 보면 양금씨의 내각제 거론은 자가당착이다.5공화국 정권이 내각제를 주장했을 때 대통령 직선만이 살길이라며 반대했던 김대중씨가 5공 정권과 같이 내각제를 찬성하는 것은 모순이다.김종필씨가 5·16으로 내각제였던 민주당정권을 전복시켰으면서 내각제신봉자 비슷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치지도자라면 최소한의 일관성과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권위주의시대에서의 개헌론에는 민주화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자신들이 개정에 관여하고 그에 따라 집권경쟁을 벌였던 그 헌법을 고치자는 명분은 설명조차 없다.세번이나 대선에서 떨어져서 정계은퇴까지 한 김대중씨나 여당내의 세대교체 흐름에서 밀려난 김종필씨가 기득권을 유지 확대하려면 지역기반을 다져서 내각제로 정권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그런 의도에서 개헌을 주장하고 지방선거를 징검다리로 삼는 것이라면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없다.지방자치와 국가 장래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자신들의 정권욕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발상이 아니냐 하는 비판을 면키가 어려운 것이다.

한 김씨가 40대기수의 한사람으로 첫 대권도전을 한지 4반세기의 세월이 지났다.나머지 김씨가 세대교체를 내걸고 혁명을 한지도 한세대나 되었다.내각제 거론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1995-06-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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