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나 검사로 있다가 물러나 변호사를 하면 얼맛동안 전관예우를 받는다는 말이 있어온 우리사회.그변호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준다는 관례이다.모르긴해도 그 시작은 「선배존중」이라는 아름다운 뜻이었을 것이다.한데 거기에 브로커가 끼어들면서 좋은 시작이 흐려져간 것은 사실이다.
고등법원장을 지낸 한 변호사가 그런 전례에 따르지 않고 「맑음」을 지키려다가 개업 여덟달만에 문을 닫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판사실은 안 찾으면서 찾아온 브로커에게는 도리머리흔든 결과이다.옛시조 그대로 『청강에 좋이 씻은 몸 더러일까 하노라』의 처신이었지만 사회는 그를 외롭게 만들어버렸다.긴발 딛고 서있는 백로의 너볏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초사>(어부사)에 나와있는 굴원의 경우가 생각난다.그가 모함을 받고 벼슬길에서 쫓겨나 가년스런 몰골로 강가에서 시를 읊고 있었다.지나가던 고기잡이배의 늙은 어부가 그를 알아보고 어째 이리 됐느냐고 묻는다.굴원이 대답한다.『온 세상이 흐려있는데 나만 홀로 맑고,뭇사람이 다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깨어있기 때문』이라고.
그말을 들은 고기잡이는 타박한다.세상이 흐리면 그를 따라 함께 흐리고 세상이 취해있으면 그를 따라 함께 취하는게 성인의 세상사는 길이거늘 무엇 때문에 남다른 생각과 남다른 행동으로 해망쩍게 구느냐면서.굴원이 되받는다.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관)을 털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고 했다.내 차라리 강에 빠져 고깃배에 장사를 지내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 깨끗한 몸으로 세상의 먼지를 쓸 수가 있겠는가』
변호사실 문을 닫은 전직 고법원장에게서 이런 굴원의 마음을 읽는다.그는 법조인으로서의 양심과 양식을 지키려면서 흐려지고 취하는 것을 거부한 백로였다 할까.하지만 큰고기떼는 흐린 물속으로 모여드는 법.맑은 물에 보이는 것은 피라미떼일 뿐이다.그게 예나이제나 별로 다름없는 세상사의 모습이다.이런 백로가 외롭지 않아야 일그러진 사회를 서릊을수 있다고 말들은 한다.하건만 어디 말같던가.사람사는 사회에서는 역시 앞으로도 외로울수밖엔 없는 것이리라.
헨리 D 소로가 월든호반의 아름다운 숲속에 살면서 했던 생각은 사랑보다도 재산보다도 명예보다도 향기높게 승화된 순결한 정신이었다.동양적으로 인생을 관조하는 진리였다.그래서 그의 「숲속의 생활」은 감동을 안긴다.문닫은 변호사 얘기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여름날의 한 줄기 소나기와 같다.
고등법원장을 지낸 한 변호사가 그런 전례에 따르지 않고 「맑음」을 지키려다가 개업 여덟달만에 문을 닫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판사실은 안 찾으면서 찾아온 브로커에게는 도리머리흔든 결과이다.옛시조 그대로 『청강에 좋이 씻은 몸 더러일까 하노라』의 처신이었지만 사회는 그를 외롭게 만들어버렸다.긴발 딛고 서있는 백로의 너볏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초사>(어부사)에 나와있는 굴원의 경우가 생각난다.그가 모함을 받고 벼슬길에서 쫓겨나 가년스런 몰골로 강가에서 시를 읊고 있었다.지나가던 고기잡이배의 늙은 어부가 그를 알아보고 어째 이리 됐느냐고 묻는다.굴원이 대답한다.『온 세상이 흐려있는데 나만 홀로 맑고,뭇사람이 다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깨어있기 때문』이라고.
그말을 들은 고기잡이는 타박한다.세상이 흐리면 그를 따라 함께 흐리고 세상이 취해있으면 그를 따라 함께 취하는게 성인의 세상사는 길이거늘 무엇 때문에 남다른 생각과 남다른 행동으로 해망쩍게 구느냐면서.굴원이 되받는다.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관)을 털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고 했다.내 차라리 강에 빠져 고깃배에 장사를 지내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 깨끗한 몸으로 세상의 먼지를 쓸 수가 있겠는가』
변호사실 문을 닫은 전직 고법원장에게서 이런 굴원의 마음을 읽는다.그는 법조인으로서의 양심과 양식을 지키려면서 흐려지고 취하는 것을 거부한 백로였다 할까.하지만 큰고기떼는 흐린 물속으로 모여드는 법.맑은 물에 보이는 것은 피라미떼일 뿐이다.그게 예나이제나 별로 다름없는 세상사의 모습이다.이런 백로가 외롭지 않아야 일그러진 사회를 서릊을수 있다고 말들은 한다.하건만 어디 말같던가.사람사는 사회에서는 역시 앞으로도 외로울수밖엔 없는 것이리라.
헨리 D 소로가 월든호반의 아름다운 숲속에 살면서 했던 생각은 사랑보다도 재산보다도 명예보다도 향기높게 승화된 순결한 정신이었다.동양적으로 인생을 관조하는 진리였다.그래서 그의 「숲속의 생활」은 감동을 안긴다.문닫은 변호사 얘기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여름날의 한 줄기 소나기와 같다.
1995-06-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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