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교주 아사하라 묵비권 일관/도쿄 경시청 수감 이모저모

옴교주 아사하라 묵비권 일관/도쿄 경시청 수감 이모저모

입력 1995-05-19 00:00
수정 199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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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확인·식사 거부… 범행 부인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16일 도쿄경시청에 수감된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 교주는 18일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검거될 때 『눈도 부자유스런 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냐.믿어 주지는 않겠지만』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아사하라는 그 뒤 경찰 조사에 이름조차 확인하지 않는 철저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17일 그를 면회한 엔도 마코토(64)변호사는 그가 수감후 식사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하라는 교단 고문변호사로 활약하다 명예훼손으로 구속된 아오야먀 요시노부 변호사(옴진리교신자)의 변호를 맡은 엔도 변호사에게 자신의 변호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엔도 변호사가 아사하라를 접견한 것은 경시청으로부터 이같은 연락을 받은 때문이다.아사하라는 경시청을 찾은 엔도 변호사에게 허리를 굽혀 깊이 머리를 숙이며 『꿈에 부처님이 엔도씨를 변호사로 선임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변호를 간곡히 부탁.

아사하라는 사린사건 등에 대해 묻는 엔도 변호사에게 『제자들이 사린을 만든 사실도 없다.지하철에 사린을 살포한 적도 없다.원죄(억울한 죄)다』라고 완전 오리발.이에 대해 엔도변호사가 『지하철 사린살포사건과 옴진리교단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사하라씨의 변호를 맡기 어렵다』고 변호사 수임을 거절하자 아사하라는 『나는 어떡하라고』라면서 크게 낙담하는 표정을 지었다.

엔도변호사가 마지막으로 『수감생활을 견디려면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자 『수행중이므로 이틀에 한끼 이상은 먹지 않는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고.아사하라는 또 체포된 수많은 신도와 간부들은 놔두고 가족의 안부를 묻고는 체포되지 않았다는 전갈에 『잘됐군』이라고 기뻐했다는 것이 엔도 변호사의 전언.종말론을 내세우며 스스로 천년왕국의 신성법황이라 자칭했던 아사하라교주도 결국은 심약하기 짝이없는 한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5-05-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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