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지역 초월 “모두가 주체세력”인식 삼기/“기초단체장 공천 지구당위장에 재량권”시사

김영삼 대통령은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민자당 초·재선 의원 26명을 초청,만찬을 베풀었다.

상춘재는 호젓하게 외빈을 접대하기 위한 시설.김 대통령은 1년에 몇차례만 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원수들의 한국방문때 주로 사용되곤 한다는 것.

민자당 초·재선의원들에게 상춘재가 개방되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그들에 대한 김 대통령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본관에서 딱딱하게 만찬을 하면 속마음을 털어 놓는 분위기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상춘재 같은 곳에서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면서 대화를 나눌때 무언가 공감대를 넓힐 수 있으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만찬의 또하나 특징은 민자당 당직자가 배석하지 않았다는 것.초청대상도 당직을 맡은 경력이 없는 의원들을 주로 골랐다. 당직자 배석없이 진솔한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로 이해된다.그동안 당직에서 소외되었던 인사들을부른 것은 전날 김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모두가 주체세력」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의원은 박명환·이순재·유흥수·조진형·김기수·민태구 의원 등 계파와 지역을 초월한 그룹이었다.민자당의 초·재선 의원은 1백명이 넘는다.김 대통령은 이날에 이어 28일에도 초·재선 만찬 모임을 갖는다.이번에 못 만난 의원은 다음에 기회를 보아 모두 만찬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

김 대통령이 이러한 자리를 가지는 이유는 물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론,정계개편론에 쐐기를 박고 지방선거전에 열심히 임한 의원들에게는 응분의 보답을 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김 대통령이 현재의 민자당 당직자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면서도 당총재로서의 측면지원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이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