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의 질(외언내언)

오락의 질(외언내언)

입력 1995-03-30 00:00
수정 199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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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94년도 국민소비내역은 좀 놀랍다.비생산적 오락부문에서만 급증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경마장매출액 1조7천억원,전년대비 74.5%증가.복권 3천3백억원,42%증가.노래방 2만7백개소,32%증가.단란주점 1만2천개소,40%증가다.

골프장 입장자수는 92년 29%증가에서 93년 7%로 잠시 멈췄다가 94년 다시 15.4%로 증가세를 회복했다.그런가하면 소주판매량은 4% 는데 비해 위스키판매량은 33% 늘고 있기도 하다.술은 고급화현상까지 보이는 셈이다.전체민간소비규모 1백61조원에서 문화·오락소비는 20조원.이중 연극·영화등 예술항목은 오히려 0.2%이상씩 줄고 있기도 하다.한마디로 소비의 양태가 과도한 오락적 불건전성으로만 치닫고 있다고 해야겠다.

그렇잖아도 국정지표상 「삶의 질」이 새로운 목표로 등장했다.「삶의 질」의 개념에서 보면 이 소비의 불건전화는 무엇보다 난처한 장애가 된다.「삶의 질」은 원래 물질적 양의 개념이기보다 개개인 느낌속에 있는 정신적 욕구의 개념이다.사람들 하나하나가 무엇에서 만족과 불만족을 느끼느냐가 곧 「삶의 질」의 내용이다 라고 말한다.

이 느낌의 내용이라는 관점에서 평균적 국민들의 문화생활 수준이 「삶의 질」만들기의 바탕이 된다.술이나 비싸게 마시고 주점에서 노래나 부르다가 경마장이나 골프장에서 내기게임이나 즐기면 되는 것이 오늘 이 사회의 삶의 욕구라면 우리의 「삶의 질」적 복지사회만들기란 대단히 힘든 과제일 수밖에 없다.

무엇인가 보다 높은 수준의 문화들에 대한 욕구를 키울수 있어야 한다.그래야 단순오락적 저질소비의 내용과 형식이 바뀔수 있다.오락에도 질이 있고 소비에도 질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그래서 「삶의 질」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민적 문화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1995-03-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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