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의 뒤집기/이목희 정치1부 기자(오늘의 눈)

정치신의 뒤집기/이목희 정치1부 기자(오늘의 눈)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5-03-17 00:00
수정 199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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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만든 사람 스스로가 법을 안 지키려 하다니…』

기초자치의회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금지한 법규정을 무시하려는 민주당의 노골적 태도에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일반 범법자도 법을 어기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법을 어기게 된데는 대체로 구차한 변명이 있을 뿐이다.

16일 민주당 박지원 대변인의 논평은 이런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그는 『아직 통합선거법이 정식 공포되지 않았으므로 기초지방의원 공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어 『법공포 뒤에도 필요하다면 지구당 위원장의 책임아래 지구당별로 내부 공천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대변인의 언급은 원천적으로 두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첫째는 정치적 신의를 뒤집고 있다.여야가 통합선거법을 우여곡절끝에 「합의통과」시킨 때는 15일이다.정부가 법공포 절차를 밟는 동안 「재빠르게」 당리를 챙기겠다는 것은 제1야당의 품위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칠을 못참고 어길 규정이라면 왜 법개정에 동의했는지 묻고 싶다.

둘째,법이 공포된 뒤에도 되도록 법을 어겨보겠다는 발상은 정말 위험천만이다.

박 대변인의 이날 발언을 좋게 해석하면 「솔직하다」고 평가할 수는 있다.하지만 제1야당 대변인의 공식발언으로서는 문제가 있다.술자리에서도 삼가야 할 수준의 논평이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다.여야 공히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후보자 공천작업이 시작됐다.이미 공천이 발표되거나 내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상당수가 지구당 간부들이다.평소 국회의원을 돕던 지역 유지가 대거 단체장 자리를 노리고 나선 것이다.그들의 면면은 참신성이나 전문성등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보인다.그보다는 오히려 고령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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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3-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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