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적자 누적… 자본시장 의존도 과중/“금리인상땐 불황”… 클린턴 진퇴양난
미 달러의 연이은 폭락은 여러 원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결국 미국경제와 연계해 달러화의 국제적 지배통화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많은 금융관계자들은 『달러는 과거와는 달리 이제 더이상 세계 준비통화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지난해 2월이후 달러화는 마르크화에 대해 21%,엔화에 대해 15% 떨어졌다.금융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국제화및 아시아와 유럽경제의 부상으로 달러·엔·마르크의 3개 금융지역으로 나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달러는 국제경제및 자본시장의 거대팽창이란 외부요인과 미국 무역·재정적자 누증의 내부압력에 시달리면서 세계제일 통화의 독점을 고집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해 미국 상품무역수지는 1천6백억여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경상수지 적자도 계속 악화돼 88년이래 최악의 수준인 1천80억달러로 늘어났다.재정적자는 매년 2천억달러씩 누증돼 총적자액이 4조7천억달러에 이를 지경이다.
이러한 쌍둥이 적자와 GDP대비 6%선에 그치는 미국인들의 낮은 저축률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게 만들어 미국은 외채가 7천5백억달러에이르는 세계 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자본시장의 자금은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은,투자대상국이 인플레 조짐을 보이거나 통화당국이 인플레저지및 예산적자 감소를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자본도피가 유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긴축금융정책을 중단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었다.또한 멕시코 금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백억달러를 지원한 것도 국제 금융계에서 미국의 위치를 약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이 되었다.
미국정부가 달러약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들리지만 달러의 연속 수직폭락은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하락을 의미한다.또 경제적으로도 수출에는 이롭지만 수입상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요인이 될수도 있다.더구나 달러화가 급락할 경우 주식·채권시장에서마저 자본유출이 생겨 커다란 금융위기를 야기시킬 위험도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3국이 달러화 방어에 공통 이해를 갖고있으나 국제외환시장이 너무 빠르게 앞서가고 있어 중앙은행의 시장개입는 이번 폭락사태에 전혀 약효가 없었다.하루 1조달러에 달하는 외환시장 거래액에 비해 5억∼50억달러의 중앙은행 개입규모는 소액에 불과하다.
달러화 폭락을 방지할 수있는 또다른 선택은 금리를 올림으로써 투자가들에게 달러화 매력을 높이는 것이다.그러나 금리인상은 클린턴행정부에게 위험부담이 크다.1년동안 7차례의 금리인상을 통해 과열경기를 가까스로 잡아놓은 상태다.다시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하락을 방지하는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경기가 침체상태로 빠져,불황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강력한 달러화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말했으나 이후 달러폭락이 계속돼 미국의 월가는 물론 세계의 투자자들이 이를 못미더워하고 있음을 반증했다.<박희순 기자>
◎일본의 대책/“엔이 달러 흔들수 없다” 신중/“독자수습엔 한게” 판단… 「G7과 협조」 강조
엔화가 수직상승을 거듭하자 일본 정부는 대책에 부심하면서도 일응 신중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긴급관계각료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회의후 무라야마총리는 「엔고현상은 경제의 기초적인 제조건을 반영하지 않은 투기적인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인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일본은행의 한 간부가 7일 「엔고는 일과성」이라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금리인하 효과없다
일본 정부는 따라서 엔화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국내수요를 늘려 무역흑자를 축소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적어도 겉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무라야마총리는 이날 금리와 관련된 질문에 『일본은행 소관사항』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도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은채 선진7개국과의 협조(다케무라대장상)를 강조했다.미국이 달러 하락을 방치하고 유럽이 엔고에 무관심한 상태에서 일본만의 노력으로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개(달러)가 꼬리(엔)를 흔들 수는 있어도 꼬리가 개를 흔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하시모토통산상은 『금리인하는 아니다.일본만 내려도 효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엔고로 인한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달러매입 엔화방매를 계속해,일본정부가 엔고를 방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면서 규제완화,대규모 지진피해 복구예산 편성등을 통해 내수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데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지난 6·7일 각료들의 잇따른 발언이 있었고 7일에는 경단연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총리를 방문,규제완화를 단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재야,규제완화 요구
한편 일본은행은 『금융정책은 하루하루 엔화의 동향에 따라 변경되기보다는 경제 전반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강조하고 있으나 7일부터 단기금리의 인하를 묵인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또 고무라 경제기획청장관도 8일 재할인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7일 일본의 무담보 콜금리가 다소 하락하는 등 일부 금리가 떨어지기도 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미 달러의 연이은 폭락은 여러 원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결국 미국경제와 연계해 달러화의 국제적 지배통화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많은 금융관계자들은 『달러는 과거와는 달리 이제 더이상 세계 준비통화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지난해 2월이후 달러화는 마르크화에 대해 21%,엔화에 대해 15% 떨어졌다.금융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국제화및 아시아와 유럽경제의 부상으로 달러·엔·마르크의 3개 금융지역으로 나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달러는 국제경제및 자본시장의 거대팽창이란 외부요인과 미국 무역·재정적자 누증의 내부압력에 시달리면서 세계제일 통화의 독점을 고집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해 미국 상품무역수지는 1천6백억여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경상수지 적자도 계속 악화돼 88년이래 최악의 수준인 1천80억달러로 늘어났다.재정적자는 매년 2천억달러씩 누증돼 총적자액이 4조7천억달러에 이를 지경이다.
이러한 쌍둥이 적자와 GDP대비 6%선에 그치는 미국인들의 낮은 저축률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게 만들어 미국은 외채가 7천5백억달러에이르는 세계 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자본시장의 자금은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은,투자대상국이 인플레 조짐을 보이거나 통화당국이 인플레저지및 예산적자 감소를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자본도피가 유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긴축금융정책을 중단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었다.또한 멕시코 금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백억달러를 지원한 것도 국제 금융계에서 미국의 위치를 약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이 되었다.
미국정부가 달러약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들리지만 달러의 연속 수직폭락은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하락을 의미한다.또 경제적으로도 수출에는 이롭지만 수입상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요인이 될수도 있다.더구나 달러화가 급락할 경우 주식·채권시장에서마저 자본유출이 생겨 커다란 금융위기를 야기시킬 위험도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3국이 달러화 방어에 공통 이해를 갖고있으나 국제외환시장이 너무 빠르게 앞서가고 있어 중앙은행의 시장개입는 이번 폭락사태에 전혀 약효가 없었다.하루 1조달러에 달하는 외환시장 거래액에 비해 5억∼50억달러의 중앙은행 개입규모는 소액에 불과하다.
달러화 폭락을 방지할 수있는 또다른 선택은 금리를 올림으로써 투자가들에게 달러화 매력을 높이는 것이다.그러나 금리인상은 클린턴행정부에게 위험부담이 크다.1년동안 7차례의 금리인상을 통해 과열경기를 가까스로 잡아놓은 상태다.다시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하락을 방지하는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경기가 침체상태로 빠져,불황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강력한 달러화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말했으나 이후 달러폭락이 계속돼 미국의 월가는 물론 세계의 투자자들이 이를 못미더워하고 있음을 반증했다.<박희순 기자>
◎일본의 대책/“엔이 달러 흔들수 없다” 신중/“독자수습엔 한게” 판단… 「G7과 협조」 강조
엔화가 수직상승을 거듭하자 일본 정부는 대책에 부심하면서도 일응 신중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긴급관계각료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회의후 무라야마총리는 「엔고현상은 경제의 기초적인 제조건을 반영하지 않은 투기적인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인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일본은행의 한 간부가 7일 「엔고는 일과성」이라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금리인하 효과없다
일본 정부는 따라서 엔화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국내수요를 늘려 무역흑자를 축소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적어도 겉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무라야마총리는 이날 금리와 관련된 질문에 『일본은행 소관사항』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도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은채 선진7개국과의 협조(다케무라대장상)를 강조했다.미국이 달러 하락을 방치하고 유럽이 엔고에 무관심한 상태에서 일본만의 노력으로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개(달러)가 꼬리(엔)를 흔들 수는 있어도 꼬리가 개를 흔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하시모토통산상은 『금리인하는 아니다.일본만 내려도 효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엔고로 인한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달러매입 엔화방매를 계속해,일본정부가 엔고를 방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면서 규제완화,대규모 지진피해 복구예산 편성등을 통해 내수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데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지난 6·7일 각료들의 잇따른 발언이 있었고 7일에는 경단연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총리를 방문,규제완화를 단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재야,규제완화 요구
한편 일본은행은 『금융정책은 하루하루 엔화의 동향에 따라 변경되기보다는 경제 전반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강조하고 있으나 7일부터 단기금리의 인하를 묵인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또 고무라 경제기획청장관도 8일 재할인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7일 일본의 무담보 콜금리가 다소 하락하는 등 일부 금리가 떨어지기도 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5-03-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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