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민족문화연 「신명심보감」 출간

고려대 민족문화연 「신명심보감」 출간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5-03-07 00:00
수정 1995-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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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가족·국가간 윤리의 새 모델 제시/한­중 선현·고전서 가려뽑은 글 수록/현대사회에 맞게 재편… 환경문제도 언급

지난 5백여년동안 한국인의 인생 교과서 노릇을 해온 「명심보감」이 현대사회에 걸맞는 새 내용,새 체제로 탈바꿈해 선보였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홍일식 총장)는 최근 「신명심보감」을 펴냈다.

「명심보감」이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생활윤리와 처세술,도교적인 양생법까지를 다룬데 비해 「신명심보감」은 사람사이의 관계를 인간화·도덕화하고 사람과 자연을 일체화하는데 목적을 두었다.따라서 새 명심보감은 개인윤리인 「도덕적 주체의 정립」에서 시작해 가족·타인·공동체·공인·국가와의 관계로 범주를 넓혀나가며 결국은 「자연에 대한 윤리」로 마무리짓는다.

이같은 윤리체계를 뒷받침하는 정신이 「불인지심」,곧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다.각 개인의 불인지심이 발전해 가정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부부간의 사랑과 의리로 나타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예절로 구현된다.특히 자연에대한 윤리에서는 자연을 정복대상으로 삼는 서양의 관점과는 달리 인간과 자연은 일체임을 강조해 환경문제 극복의 지혜를 보여준다.

체제가 다른만큼 수록된 글도 「명심보감」과는 다르다.중국의 공자·장자,우리나라의 정약용·신채호·김구 선생 등 양국의 선현 1백27명이 적접 쓴 글,또는 그들의 행적을 담은 글을 양국의 고전 1백41권에서 가려뽑았다.비율은 중국 고전과 우리 고전이 절반씩이며 한문이 대부분이지만 국한문혼용체도 여럿 실었다.

예를 들어 제6장 「나라를 위하여」에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유성룡의 「징비록」,황현의 「매천야록」,김구의 「백범일지」 등에서 발췌한 글들을 주로 수록했다.

고려대가 「신명심보감」을 펴내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른 교육,큰사람 만들기 위한 교육선언」에서 학생들에게 「명심보감」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친다고 밝힌데서 비롯됐다.당시는 「지존파 집단살인사건」「온보현 연쇄살인사건」들이 잇따라 터진 뒤끝이어서 고려대의 「명심보감」교육 방침은 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려대는 이후 「명심보감」을 집중검토한 결과 그 내용 가운데 현대사회의 윤리와는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 않은데다 환경문제 등 새로운 가치관을 요구하는 부분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아예 새 명심보감을 편정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이동환 교수를 비롯한 한문학과 교수·강사 8명이 편찬위원회를 구성,「신명심보감」을 펴냈다.

「신명심보감」이 「명심보감」과 내용·체제가 전혀 다른데도 그 명칭을 이은 까닭을 편찬책임자 이교수는 『명심(마음을 밝게 함)의 뜻이 깊은데다 「명심보감」이란 이름에 독자들이 깊은 친근감을 갖고 있어서』라고 밝혔다.이교수는 「신명심보감」을 강의교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문 원문만 싣고 해석을 따로 붙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현대어법에 따라 토를 붙이고 주를 세밀하게 달아 일반인도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명심보감」은 일반서점(주로 대형서점)에서도 판매한다.<이용원 기자>
1995-03-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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