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작가 김소진 단편집 「고아떤 뺑덕어멈」

신세대작가 김소진 단편집 「고아떤 뺑덕어멈」

백종국 기자 기자
입력 1995-02-16 00:00
수정 199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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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가난 등 질곡의 현대사 작품화/「파애」·「개흘레꾼」 등 9편 수록

읽을만한 소설이 드물다는 요즘 최근 나온 김소진(32)씨의 「고아떤 뺑덕어멈」(솔출판사 펴냄)이 모처럼 좋은 소설로 읽힌다.

김소진씨는 첫 창작집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펴내면서 90년대 신세대작가군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소설가.두번째 소설집인 「고아떤 뺑덕어멈」역시 첫 작품집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파애(파애)」「개흘레꾼」「고아떤 뺑덕어멈」 등 9편의 단편을 실었다.

표제작은 유랑극단에서 뺑덕어멈 역을 하는 여인에게 집착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상처에 접근한 작품.「개흘레꾼」은 정치적 현실과 생존적 현실 사이에서 개흘레꾼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로 부터 아픈 현대사를 되새긴 작품으로 작가의 소설쓰는 의미를 대변해주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윤리에 강박관념을 갖게 된 아내와 순결에 대한 의심으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남편의 화해를 다룬 「파애」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모세대의 가난과 분단체험 등에 근거해 현대사의 질곡에 진지한 성찰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이 작가의 소설작업에서 줄기를 이루는 부분이다.작가는 이들을 다룸에 있어 결코 이분법적 도식에 빠지지 않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빈번한 회상과 재빠른 장면 이동으로 복잡성과 다양성을 부여함으로써 소설이 단순하게 이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주장보다는 주어진 실존적 상황에 주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가난과 상처라는 문학의 젖줄은 이제 떼어버릴 때가 됐다』고 책에서 밝혔듯 새로운 변신을 모색할 참이다.다음주 고려원에서 출간될 예정인 연작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이 어쩌면 이같은 경향을 지닌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지도 모른다.<백종국 기자>
1995-0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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