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미국 무용제/문예 기금·기부금 등 외부지원 크게 줄어

휘청거리는 미국 무용제/문예 기금·기부금 등 외부지원 크게 줄어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5-02-07 00:00
수정 199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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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급여 삭감… 직업무용수 사라질판

미국 무용계가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다.무용단들은 70,80년대에 황금기를 구가했으나 80년대 후반부터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과 같은 외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최근의 경제 활황에도 불구하고 상하양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예산축소를 강력히 주장,문예진흥기금에도 영향이 미칠 상황이어서 타격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메리칸 발레단은 93년 파산 직전에 기사회생했고,니콜라이스·머레이 루이스 무용단은 인원을 대폭 감축했으며,조프리 발레단은 재정난으로 95년 공연계획 일부를 취소했다.

무용단 관계자들의 생활은 말이 아니다.문예진흥기금이 조사한 안무가들의 연평균수입은 1만8천5백달러(약1천5백만원).그나마 대부분이 무용과 관련없는 부업으로 번 돈이다.무용수를 포함한 고급인력들이 월급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잡지 머니가 조사한 유망직종 순위에서 무용가가 정육점 주인·청소원·택시운전기사 바로 위에 잡혀 있는 대목은 심각성을 말해준다.아직도 무용전공자들이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고 무용단원 모집에 유능한 인재들이 구름같이 몰리고는 있지만 멀지않아 직업무용수란 존재 자체가 위협받으리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무용분야에 대한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액은 75년 5백만달러에서 80년 9백만달러로 늘었다.80년대 들어서는 주정부의 지원이 83년 2백만달러에서 90년 1천8백만달러로 증가했다.기업 등 민간부문의 기부금도 83년 9백만달러에서 89년 1천9백만달러로 불어났다.대학이나 기업의 단체관람 등 보이지 않는 지원도 많았다.이같은 호황기를 틈타 지방의 군소무용단들까지 꿈에 그리던 뉴욕공연을 실현하고 돈 많이 드는 대작으로 전국순회공연에 나설 수 있었다.

90년대 들어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문예진흥기금은 매년 2백만달러씩 줄어들고,주정부 지원은 93년 1천2백만달러로 떨어졌다.기업들도 단체관람을 취소하기 일쑤다.민간기금이 명맥을 유지하지만 독특한 작품에만 지원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형편이다.

인기 현대무용단중의 하나인 필로볼러스 무용단은 단원들의 급여를 깎고,예술감독들에게까지 기부금 모금활동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무용강습소를 운영하는 등 힘겹게 꾸려나가고 있다.작년11월 코네티컷 공연에서 입장수입이 2만1천달러로 지출에 비해 4천달러의 적자를 냈듯이 자체운영이 쉽지않은 여건이다.티셔츠 판매까지 포함해 이것저것 안해본 게 없지만 결국 작년 한해 총수지결산은 5만2천5백달러 적자.

이제 대부분의 무용단들이 공연장에 오케스트라의 생음악을 동원하는 일을 아득한 추억처럼 여기고 있다.<김주혁 기자>
1995-02-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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