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조수미·금난새/대중스타로 부상/94음악계 결산

정명훈·조수미·금난새/대중스타로 부상/94음악계 결산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4-12-21 00:00
수정 199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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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때마다 매진… 청중 사랑 한몸에/기업메세나협 출범… 문화인식 전환/장한나양,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우승도 화제

「음악계의 스타들이 비로소 대중속의 스타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한 해.음악을 보는 기업의 새로운 시야가 열리기 시작한 해」.올해 음악계는 이 두마디로 뭉뚱그릴 수 있을 것 같다.

1994년은 정명훈이 바스티유오페라와 결별하고 소녀첼리스트 장한나가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작곡가 윤이상이 국내에서 열린 윤이상음악제 참가문제로 뉴스의 인물이 되는 등 어느 해보다 다양한 화제가 양산됐던 것도 사실.그러나 이같은 음악적 사건들은 앞서 제시한 두가지 새로운 판도에 오히려 그 비중이 밀리는 듯한 인상이다.

대중을 음악당으로 끌어들인 대표적인 스타는 정명훈과 조수미,그리고 금난새를 들 수 있다.정명훈은 지난 4월 바스티유오페라를 이끌고 서울오페라극장에서 「살로메」를 공연했다.「살로메」는 비교적 접근하기 어려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이다.공연에 참석한 사람의 대부분은 「살로메」를 관람하기위해서라기보다는 정명훈과 바스티유오페라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적 조합을 구경하려 했던 사람들.결국은 「살로메」가 아닌 정명훈이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이었다.대한항공은 이같은 보통사람들의 욕구를 간파해 10억원이라는 거금을 이 공연에 투자했다.이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처음 참석한 이유가 어떤 것이었든 오페라가 도달한 어떤 경지를 맛볼 수 있었고 대한항공은 투자한 돈 이상의 성과를 회수할 수 있었다.

조수미는 이미 대중적인 스타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7월18일과 20일 서울에서 있었던 공연은 10일전에 입장권이 매진됐고 예정에 없던 23일의 앙코르 공연은 발매 4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더하여 이 공연내용을 레퍼토리로 한 음반은 출반 3개월도 안되어 10만장이 넘게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조수미 팬의 분포는 평소 음반을 사는 소수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의 영역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대목이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금난새와 함께 떠나는 세계의 음악여행」은 흔히 말하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와는 다른 차원의 스타가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금난새가 지휘와 해설을 맡아 한달에 한번 열린 이 공연은 매 공연때마다 다음달 공연의 입장권이 동이 나 버렸고 그 표를 산 사람들이 바로 청소년들이었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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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의 발족과 예술의전당이 한해 50억원의 기업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은 꼭 기록해야 할 대목이다.기업메세나협의회는 사실 기업인들 자신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의지가 기업에 작용해 출범됐다는 한계가 있었다.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아직 그런 정도였던 만큼 예술의전당이 구상한 계획도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후문이다.그러나 이 두개의 움직임이 아직 기업의 생각을 바꾸어놓지는 못했을지라도 기업이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출발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서동철기자>
1994-12-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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