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무부의 청사가 있는 워싱턴DC의 「포기 바텀」지역은 곧잘 국무부의 별칭으로 사용된다. 국무부 청사를 지하철을 타고 가려면 포기 바텀역에서 내려 23가를 따라 남쪽으로 4블록만 가면 된다.
6일 아침 23가 쪽으로 난 국무부의 현관 유리문에는 『상오 8시 30분이후엔 남쪽 현관을 이용해주십시오』라는 작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국무부소회의실에서 열리는 미·북한 연락사무소개설 전문가회담에 참석하는 북측대표단의 입장을 한시간여 앞두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특파원들을 중심으로 한 보도진들이 현관 한쪽에 카메라를 즐비하게 설치해놓고 잔뜩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윽고 상오 9시20분,국무부가 제공한 검은 색 미니버스가 현관앞에 멈추자 북측대표들은 박석균단장(북한외교부 미주국 부국장)을 선두로 하여 잰걸음으로 국무부 청사안쪽으로 들어갔다.한 기자가 목청을 높여 『한말씀 해주고 가시죠』라고 소리쳤으나 박단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흘깃 쳐다보며 아무 대꾸도 없이 들어가버렸다.북한정권 수립후 근반세기만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부대표단이 공식적으로 워싱턴을 방문했고 그것도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미국외교의 총본산인 국무부를 들어오면서 뭔가를 말할것이라는 기자들의 직업적인 기대와 추측은 순식간에 깨어졌다.
그들이 남북분단이후 40여년만에 처음으로 「교전국」인 미국에 도착했는데도 한마디 언급이 없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세계 유일 강대국인 미국 앞에서 주눅이 들어서일까.아니면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전문가회담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않기위해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인가.함경도향우회가 8일로 잡아놓은 환영리셉션도 이들이 참석할 수 없음을 통보해와 취소되었다.
미국무부측이 북한대표들에게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크게 보도되면 일을 그르치기가 쉽다는 간곡한 권유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국무부 소회의실 탁자엔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꽂혀있었고 하오 4시쯤 공식회의가 끝난뒤에는 미측 대표들과 비공식 실무협의를 가지면서 백악관,링컨기념관,제퍼슨기념관 등을 돌아보며 유니언 역에서 저녁을 함께 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대표들은 아마 이날따라 평양의 날씨보다 훨씬 「따스한」 워싱턴의 기후를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6일 아침 23가 쪽으로 난 국무부의 현관 유리문에는 『상오 8시 30분이후엔 남쪽 현관을 이용해주십시오』라는 작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국무부소회의실에서 열리는 미·북한 연락사무소개설 전문가회담에 참석하는 북측대표단의 입장을 한시간여 앞두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특파원들을 중심으로 한 보도진들이 현관 한쪽에 카메라를 즐비하게 설치해놓고 잔뜩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윽고 상오 9시20분,국무부가 제공한 검은 색 미니버스가 현관앞에 멈추자 북측대표들은 박석균단장(북한외교부 미주국 부국장)을 선두로 하여 잰걸음으로 국무부 청사안쪽으로 들어갔다.한 기자가 목청을 높여 『한말씀 해주고 가시죠』라고 소리쳤으나 박단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흘깃 쳐다보며 아무 대꾸도 없이 들어가버렸다.북한정권 수립후 근반세기만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부대표단이 공식적으로 워싱턴을 방문했고 그것도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미국외교의 총본산인 국무부를 들어오면서 뭔가를 말할것이라는 기자들의 직업적인 기대와 추측은 순식간에 깨어졌다.
그들이 남북분단이후 40여년만에 처음으로 「교전국」인 미국에 도착했는데도 한마디 언급이 없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세계 유일 강대국인 미국 앞에서 주눅이 들어서일까.아니면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전문가회담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않기위해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인가.함경도향우회가 8일로 잡아놓은 환영리셉션도 이들이 참석할 수 없음을 통보해와 취소되었다.
미국무부측이 북한대표들에게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크게 보도되면 일을 그르치기가 쉽다는 간곡한 권유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국무부 소회의실 탁자엔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꽂혀있었고 하오 4시쯤 공식회의가 끝난뒤에는 미측 대표들과 비공식 실무협의를 가지면서 백악관,링컨기념관,제퍼슨기념관 등을 돌아보며 유니언 역에서 저녁을 함께 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대표들은 아마 이날따라 평양의 날씨보다 훨씬 「따스한」 워싱턴의 기후를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1994-12-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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