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파괴예술”/해체공법은 어떤것

“20세기의 파괴예술”/해체공법은 어떤것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4-11-21 00:00
수정 199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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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무게중심파괴가 기술의 핵심/안전 중시 단축·점진붕괴기법 혼용

남산 외인아파트 2개 동을 4분여의 시차를 두고 불과 15초씩 이내에 완전 해체시킨 발파해체공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약의 폭발력을 이용,순식간에 건물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20세기의 파괴예술」이라고 불리는 이 공법은 건물의 무게중심을 화약으로 파괴해 주저앉게 하는 비교적 단순한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의 무게중심은 물론 폭약의 적정량 등을 정확히 계산해야 하는 최첨단 공법이어서 미국 등 선진 10여개국에서만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또 지으려면 여러 해 걸리는 거대 건물을 일순간에 해체하다 보니 지반의 진동,폭발소음,폭풍압,파편의 비산 및 분진등 예기치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철저한 사전 안전대책이 필수적이다.

이날 폭약이 장치된 층은 A동의 경우,1·2·6·10·14층이고 B동은 1·2·5·9·12·15층.

화약이 0.5초 간격으로 터지면서 아파트는 산기슭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어져 아래층에서 위층으로,외벽에서 중앙으로 동시에 무너졌다.

하얏트 호텔,보광동 수원지,남산1호터널 등 붕괴현장과 이웃한 시설물과 아파트 앞쪽 사이가 비스듬히 경사진 점을 고려,파편물이 산비탈 아래로 굴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발파해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붕괴패턴의 선택.

코오롱측은 이번 해체 작업에 단축붕괴와 점진붕괴 기법을 혼합했다.단축붕괴는 구조물의 하부가 마치 천체망원경이 접히듯이 제자리에서 함몰되는 형태로 시각적 효과가 좋은 점이 특징이다.

붕괴에 따른 안전을 중시한 점진붕괴는 건물 끝에서부터 남산 기슭쪽으로 약간 치우쳐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뜨리는 기법이다.

시공을 맡은 코오롱건설과 미국의 발파전문회사인 CDI측은 「절대안전시공」 「완벽시공」 「저공해시공」을 기본으로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9월12일부터 50일 계획으로 연인원 3천5백명을 동원한 코오롱측은 22년전 이 아파트를 지은 주택공사의 설계도면을 토대로 골조등을 정밀분석,적정 폭약량등 세부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폭파때 부근으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천장과 유해성분이 함유된 바닥재인 아스타일을 제거했으며 철망과 부직포 등을 이용한 이중방호막도 설치했다.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이날 남산 외인아파트가 성공적으로 해체됨으로써 서울 동부이촌동 한강 민영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에 「파괴예술」로 불리는 이 공법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박은호기자>
1994-11-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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